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4%, 2024년 성장률을 각각 2.2%, 2.3%로 전망하였다. 2023년과 2024년에 미국(2.4%/1.5%), 유럽연합(EU·0.6%/0.9%), 영국(0.5%/0.7%), 일본(1.7%/1.0%) 등 주요 선진국 경제의 성적은 저조하나, 세계 경제는 동 기간 2.9%, 2.7% 성장이 예상된다. 실상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힘은 글로벌 사우스 경제에서 나오고 있는데, 대표 격인 인도는 2023년 6.3%, 브라질도 3.2%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년에 5%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과 함께 이들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범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대부분 남반구에 위치하고, 인도, 브라질을 비롯하여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대체로 소득 수준이 낮고 개발 여력이 제한된 국가군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미 세계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이들은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1980년대 70%까지 차지했던 주요 7개국(G7) 경제의 비중이 2023년 기준 40%로 낮아진 반면, 그 공백을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메우고 있다. 성장 정체기에 도달하지 않은 이 국가들은 상당 기간 견실한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글로벌 사우스의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평균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자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의 리더를 자임하는 인도는 2023년 1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글로벌 사우스 정상회의인 ‘글로벌 사우스 정상의 목소리(Voice of Global South)’를 개최하였다.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G7, 주요 20개국(G20)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가 세력화를 도모하고 있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나아가 유엔과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에서도 글로벌 사우스 의제가 논의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글로벌 거버넌스, 국제기구의 역할, 외교 규범 및 원칙, 무역 및 금융의 방식 등 폭넓은 영역에서 미·중 간의 경쟁이 확대되고 심화하는 가운데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