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부실 대응 일관… 文정부, 조직적 은폐·조작 시도”

감사원, 최종 감사결과 발표

北 해역에 생존 사실 인지 불구
피살·소각 당할 때까지 조치 없어
현실도피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

문재인정부가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당시 초기 단계에서부터 총체적인 부실 대응으로 일관하고, 조직적 사실 은폐 및 조작을 시도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7일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점검 주요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북한 해역에 있음을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 통일부, 합동참모본부, 해양경찰청 등이 인지하고도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는 사이 북한군이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피격)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에는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가 7일 발표됐다. 사진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숨진 공무원이 실종 직전까지 탄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씨의 사망을 확인한 뒤에도 마치 이씨가 살아 있는 것처럼 언론에 거짓 정보를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해상 수색을 종료하면 이씨가 숨진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수색작업을 지속하기도 했다. 이미 사태를 돌이킬 수 없게 된 상황이 되자 영구 보존해야 하는 다수의 군사기밀 정보를 대량 삭제한 정황도 감사에서 포착됐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6월 국방부와 해경 등이 기존 발표를 뒤집고 ‘이씨의 월북을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실시됐다.

 

해경은 당초 ‘월북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수사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서해 사건이 이씨의 월북 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며 단정적으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범죄심리전문가들한테는 이씨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만 선별 제공해 ‘정신적 공황상태에서 현실도피를 위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맞춤형 결론을 도출해낸 뒤 이를 그대로 발표했다. 해경은 자진 월북으로 사건을 결론내기 위해 이씨의 채무, 도박 규모, 도박 횟수, 도박자금 흐름 및 출처 등을 공개하며 그를 도박 중독자로 단정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서해 사건에 대한 중간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서훈 전 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20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들은 현재 재판 중이다. 감사원은 서 전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 등 퇴직자 5명에 대해 징계사유를 인사기록에 남겨 공직 재취업 시 불이익이 가도록 했다. 현직자 중 7명에 대해서는 징계요구, 1명은 주의요구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