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최종 수혜자라고 의심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다. 수사가 시작된 지 8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를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측근들이 잇따라 혐의를 인정하면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8일 오전 9시 송 전 대표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돈봉투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송 전 대표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검찰에 ‘셀프 출석’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면담을 거부하면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 2021년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9400만원이 살포된 과정에 관여했거나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법정에서 돈봉투가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임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21명의 이름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중 실제 돈봉투를 수수한 최대 20명의 현역 의원이 누구인지 또한 송 전 대표 조사를 통해 특정할 방침이다.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 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먹사연이 당시 경선 비용을 대납했는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등이 쟁점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박 전 회장으로부터 총 3억500만원을 받았고, 이 중 4000만원은 여수국가산업단지 소각처리시설 증설 등 입법 로비에 대한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에서 뿌려진 돈봉투 자금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먹사연의 불법자금 수수와 입법 로비가 확인됐다”며 “송 전 대표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꽤 많이 있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조사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법정에서 돈봉투 의혹의 핵심 관련자들이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한 내용을 증언했다는 점은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송 전 대표 캠프에 자금을 댄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는 지난 4일 열린 법정에서 “(2021년 6월 캠프 해단식에서)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박용수 전 보좌관, 윤 의원 역시 돈봉투 살포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조사한 뒤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들을 줄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사가 일단락되면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