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합병’ 시도…네덜란드 퀴라소·아루바도 ‘불안’

마두로 정부 “가이아나 에세퀴보 합병” 수위↑
베네수엘라 코앞 퀴라소·아루바·보네르 섬 3곳
아르헨 정치·경제위기, 英 ‘포클랜드 침공’ 사례
“NATO 조약, 카리브 제외…미국과 안보협력해야”
2019년 9월 베네수엘라 육군을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 로이터

 

가이아나 에세퀴보 지방에 대한 베네수엘라의 합병 시도에 베네수엘라 해역과 맞닿은 네덜란드 영토 퀴라소·아루바·보네르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다.

 

네덜란드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엘스비어 위크블레이드는 지난 6일 우파 정당 BBB 소속 정치인 알렉산더 헨드릭스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매체는 “가이아나 다음으로 퀴라소, 아루바, 보네르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의 다음 먹잇감이 될 수 있다”며 “‘포클랜드 시나리오로’부터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국방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언급된 네덜란드 영토 세 곳은 유럽 본토 외 해외에 있는 네덜란드 왕국의 주요 영토 중 하나로 베네수엘라 본토로부터 약 27km 떨어져 있다.

 

세 곳 모두 도서 지역으로 퀴라소와 아루바는 15세기 네덜란드의 대항해 시대 때 점령돼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으로 됐다.

 

인근에 있는 보네르 섬은 네덜란드의 카리브 지역 특별 기초자치단체 중 한 곳이다.

 

‘포클랜드 시나리오’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을 일컫는다.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은 1982년 4월 2일 영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했다.

 

군부 출신의 레오폴도 갈티에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9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국가 재정난 및 정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영국에 포클랜드 영유권 분쟁을 벌인 후 침공을 감행했다.

 

1982년 4월 아르헨티나 군부의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 침공으로 발생한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공수대대가 점령 후 이동하는 모습.

 

당시 아르헨티나 군부는 포클랜드 제도가 자국 해역과 맞닿아 있으며, 영국 본토는 지구 반대편에 있어 영국이 군대를 보내는데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선제공격을 했다.

 

아르헨티나군은 군 현대화를 통해 엑조세 대함미사일 및 구축함 등 군사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영국군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포클랜드 제도는 사수됐고, 이 전쟁은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붕괴의 계기가 됐다.

 

매체는 현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가이아나 합병 시도가 아르헨티나 군부의 양상과 유사하다고 비유하며, 네덜란드의 세 도서 지역 또한 에세퀴보 지방처럼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2015년 내전 이래 마두로 정부의 독재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초인플레이션 등 극심한 정치·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매체는 “베네수엘라 위기가 확대될 시 네덜란드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 NATO 조약에서 카리브해 지역은 제외돼 유럽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 버전의 포클랜드 전쟁을 막으려면 미국으로부터 해당 지역의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