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詩의 뜨락]

허영선

내가 아직 들풀이었을 때
벌판은 쏟아져 강으로 흐르고,
흘러서 나의 자유는
탓할 것 없었네

철든 바람과도 입맞추고
목화처럼 번져,
하늘이 강물로 풀려서,
흘러서 돌아오는 강가에 서서
나의 자유는
오랑캐꽃



미나리아재비
민들레 씨앗으로 날아오르던
내 살점의 꽃들

예감하는
소금기로도 남아 있었다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문학동네) 수록

 

●허영선 시인 약력

△1957년 제주 출생. △1980년 ‘심상’ 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해녀들’ 등이 있음. △김광협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