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유일한 전 과목 만점자와 표준점수 전국 수석자 모두 재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용인외고 졸업생 유리아(19)양은 올해 수능을 본 44만4870명 가운데 유일하게 전 과목 만점을 받았고, 대구 경신고 출신의 이동건(19)군은 전 과목 만점자는 아니지만 전국 수험생 중 가장 높은 표준점수(499점)를 받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점수로 영역·선택과목에 따라 달라진다. 유양은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에서 각각 69점, 68점을 받았지만 이군은 화학Ⅱ와 생명과학Ⅱ에서 각각 80점과 73점을 받았다.
유양은 이날 세계일보와 서면인터뷰에서 “수능 만점이라는 게 생각지도 못한 결과라 아직 얼떨떨하고 실감이 많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뇌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의과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대 의예과는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상 이과계열 수능 만점자는 서울대 의대를 진학하곤 했는데 유양은 서울대 진학에 필요한 ‘물리학’ 또는 ‘화학’ 과목을 응시하지 않았다.
이군은 표준점수 전국 수석을 한 것과 관련해 “영광스러운 결과를 얻게 됐는데 개인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이군은 서울대 의예과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재수생활 동안 처음으로 집을 떠나 타지생활을 하며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와 부담이 있었는데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런 고통을 해결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초고난도 문제)’이 배제된 첫 수능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불수능’이라는 평가와 함께 킬러문항 유무 관련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양은 “국어 문제가 어려웠다”며 “현대소설 ‘골목안’ 지문이 많이 까다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군은 전체 과목 중 생명과학Ⅱ에서 딱 한 문제를 틀렸다. 그는 “복제추론 문제를 틀렸는데 풀이과정에서 정반대로 생각하고 풀어 틀렸다”고 했다. 이어 “국어 영역 언어와매체, 문학 일부 문제도 까다로웠다”고 덧붙였다.
만점을 받을 수 있었던 방법으로 유양은 ‘꾸준함’을 꼽았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무조건 동일하게 유지해 아침 공부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만들었다”며 “기출문제도 최대한 많이 보고 분석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군은 고교 재학 당시 내신 성적이 수능 성적과 직결된다고 생각해 열심히 공부한 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어는 최대한 많이 풀어보려고 노력했으며 수학은 ‘내가 지금 이 문제에서 어떤 개념을 활용하고 있나’하는 메타인지를 하며 문제를 풀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과학탐구 과목의 경우에는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며 실력을 키웠다. 이군은 “화학Ⅱ나 생명과학Ⅱ 같은 탐구과목들은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 교재로 개념공부를 한 다음 기출문제와 실전모의고사를 매일 1∼2세트씩 풀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