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정치 효능감 시민께 돌려드릴 것”… 충북 첫 여성 지역구 도전하는 김수민 [여의도행]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
최연소 의원서 30대 엄마 정치인으로
2024년 총선 당선시 충북 최초 여성의원
새 당명 “대통령·시도지사 배출 뿌듯”
“20대 국회 과잉입법 후회, 해법 변화“
“미래세대 위해 정치의 순기능 복원”

‘010-4776-6678’.

 

지난달 충북 청주시 청원구 일대에 휴대전화 번호가 큼지막하게 인쇄된 현수막이 걸렸다. ‘오창 다 좋은데, 이게 없다? 오창 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알려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걸린 이 현수막을 본 지역 주민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했다. 그러다 이내 각자가 품어온 생활 속 불편이나 지역발전 방안 등에 대한 생각을 보내왔다. 전화와 문자를 가리지 않고 하루 50통 넘게 주민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과 내년 출마 포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늦은시간 서울을 오가는 버스가 없어 천안 등으로 돌아가 택시를 타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서울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며 버스 증차를 요청하는 문자부터, 동네에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하면 좋을 장소를 제안하는 의견까지 적게는 몇년, 길게는 수십년을 청주에 살면서 느낀 불편함과 개선점을 정성스레 알려온 것이다.

 

이 현수막을 건 주인공은 디자인 벤처 창업가 출신의 국민의힘 청주청원 당협위원장 김수민 전 의원이다. 당협위원장은 정당의 지역 당원협의회 대표자다. 그는 “잃어버렸던 시민들의 정치 효능감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이같은 현수막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홍보본부장을 맡아 국민의힘 당명 변경을 이끌었다. 현재는 충북 내 유일한 총선 도전 여성 정치인으로 내년 4월 총선에 청원구 출마를 준비중인 김 전 의원을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최근 전화번호를 크게 쓴 현수막이 화제가 됐다. 서행운전 현수막도 인상적이었다. 이 같은 시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번호를 올려놓은 한 가지 목표는 잃어버렸던 시민들의 정치 효능감을 복원하자는 것이었어요. 정치가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들이 많은데, 장점은 사라지고 안 좋은 모습들만 부각되다 보니 불신이 커져 있어요. 나의 선거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청주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경선을 거쳐 본선에서 결국 선택 받으려면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고 정치는 내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하는 정치 효능에 대한 상기가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충북 청주시 일대에 내건 현수막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크게 인쇄해 내건 모습. 이를 본 지역 주민들이 하루 50∼60통의 전화와 문자를 보내 지역 민원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 제공

—시민들이 어떤 의견을 보내왔나. 기억나는 메시지가 있나.

 

“지역과 관련된 크고 작은 민원과 정치 공약들을 받았어요. 하루에 50∼60통씩 전화와 문자가 오더라고요. 현수막을 2주간 걸었는데 총 1500통이 왔어요. 어쩌면 적은 숫자일 수 있지만, 전화를 걸지 않은 시민들도 내가 이 사람에게, 정치인이 아니어도 정치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방향에서 쌍방향, 다방향으로 소통한다는 생각만 들어도 정치에 대한 신뢰를 복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손주를 보는 한 할머니가 본인이 생각하는 아이 키우기 위해 좋은 공약을 정리한 한글 파일을 보내줬어요. 그건 대단히 큰 용기라고 생각해요. 현수막을 보고 어떤 사람은 ‘쇼하네’라고 하지만, 문자를 넘어서 사무실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내년에 공약을 같이 만들어보자며 당협에 새로 소속되는 사람도 있어요. 이 지점에서 희열 포인트가 있는데 정치인이 조금만 바뀌면 시민들이 크게 바뀐다. 그 영역의 빈틈을 봤어요. 기존 정치인들이 하지 못한 시민의 갈증과 해결할 수 있는 빈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크다고 느꼈어요. 정치인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고 잃어버린 효능감을 복원 시킬 수 있어요. 문제 해결 방식을 다채롭게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 필요해요.”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충북 청주시 청원구 한 학교 횡단보도 인근에 내건 ‘서행 운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수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위원장 제공

—충북은 여성 정치인에게 유독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내년 총선에 당선 된다면 충북 최초 여성 국회의원인데, 활동에 어려움은 없었나.

 

“아이를 낳은지 5개월 됐어요. 농담이 아니라 지금도 활동하면서 하루에 5번 이상 듣는 말이 있어요. ‘애기는 누가 키워?‘, 2020년 4월 21대 국회의원 출마 당시 기자회견에 여성과 아이에 대한 공약이 있었어요. 당시 한 기자가 ‘결혼·출산도 안 했는데 어떻게 그런 여성·육아 정책을 집행하고 시행할 것이냐’라며 아주 원초적인 질문을 했어요.

 

이제 임신하고, 출산을 하니 들리는 말이 ‘김수민은 애를 낳아서 정치 안 할거다’ 였어요. (김 전 의원은 지난해 2살 연상의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스타트업 창업 동아리에서 만났다.) 우리 공동체 내에서 특히 여성에게 부여된 임신, 출산, 비합리적 시선과 관례들 이런 부분이 여전히 존재해요. 특히 지역 여성 정치인에게는 더 불리한 게 사실이에요.

 

70년 헌정사에 충청북도에서는 여성 정치인이 1명도 국회의원 선거 경선에 나온 적이 없어요. 지금도 여야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에 여성 정치인이 저 밖에 없어요.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여성이 필요하다는 건 아니에요. 청년 정치를 꼭 청년이 해결하는 게 아니듯, 여성 문제도 여성 감수성을 가진 누구든 해결할 수 있어요. 다만 우리 지역 사회에선 굉장히 보수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여성이 그 문제 해결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래서 첫 단추 꿰야 할 사람은 당사자라고 생각해요. 도전 자체가 결론까지 말할 순 없지만, 애기 엄마 김수민의 도전이 충북에도 의미있는 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욕심이 있어요.“

 

임신을 한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충북 청주시 청원구 현장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 제공

—충청에는 관료 출신 정치인이 많은데,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게 관료의 특성이에요. 충북 고위 선출직은 대부분 고위 공무원 출신이에요. 이번에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 최초의 정치인 출신 도지사입니다. 이 분이 관료 문법이 아니라 정치인의 문법을 쓰다보니 거기에 적응하지 못했던 도민들이 처음엔 충격을 받았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북 발전에 엄청난 밑거름이 될거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문제를 하나의 혹은 두 개의 문제로 밖에 풀지 못하는게 정치권의 현실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하나의 문제를 보고도 위가 아니라 양 옆, xy축이 아니라 z축을 만들 수 있는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국회에 많이 들어와야 해요. 청년들이 지금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아요. 새로운 문제 해결 능력 있는 사람들이 국회로 들어와야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관료가 무능하다는 게 아니에요. 그 분들은 나름의 행정에 익숙한 부분, 특정문제 해결을 아주 잘해요. 다만 앞으로 대한민국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문제,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해요. 다양한 문제 해결법을 가진 사람이 국회에 모여서 머리 맞대고 합의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종의 다양성이 정치에도 필요한 시기에요.“

 

—홍보 브랜드 전문가로 국민의힘 당명을 만들었다. 당시 어떤 의미로 이름을 지었나.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면이 없었는데, 정치권에서 홍보 잘하는 사람을 찾아보라고 해 홍보본부장을 맡게 됐어요. 김 비대위원장의 일성이 당 이름을 바꾸고 싶다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비대위가 어떤 가이드라인을 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말 아무런 지침이 없었어요. 당시 제일 갈증이 심했던 부분이 정치는 정치인으로서 컨텐츠를 정치인을 통해 전달 시켜야 했어요. 메시지가 고귀하고 간결해도, 당시 미래통합당 이름으로는 국민들에게 선택을 못 받았기 때문에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어요.

 

당명 바꾸는 건, 애기 이름을 짓는 것처럼 했어요. 대국민 설문조사도 하고, 의원이나 원외 당직자들에게도 물었어요. 당내에서 조사했을 땐 우선순위가 ‘한국, 자유, 미래’ 이런 게 많았어요. 우리 구성원이 생각하는 건 전통적 가치에서 확장이 잘 안됐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탈피하면서 정치의 본령인 국민들을 앞에 세운 당명이라면 우리가 다시 한 번 수권정당 노리는 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국민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국민의힘 김수민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지난 2월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시절 여야 정쟁 현수막을 걷고, 튀르키예·시리아 지진과 관련한 모금 현수막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전면에 내건 모습. 김 위원장 제공

정치인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정치는 시민들도 사회 변화를 만드는데 역할이 크기 때문에 정당에 갇힐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당명에서 ‘당’을 뺐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게 파격적이고 절대 선택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치와 국민에 집중한 게 의외로 용기있는 선택을 해주셔서 ‘국민의힘’이 탄생했어요.

 

당시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라 의원 103명에게 온라인으로 브리핑을 했어요. 어떤 의원님들은 우리당의 고유 가치인 보수, 자유, 한국 같은 단어가 왜 없느냐, 왜 이걸 버리느냐고도 하셨어요. 또 그간 국민이란 단어는 관례상 민주당, 진보진영이 쓴 광장의 단어인데 어떻게 그걸 쓸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그런 부분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 지도부에서 단호한 결정이 있었어요. 당의 이름이 바뀌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새 이름으로 대통령, 서울시장, 부산시장도 당선되고, 전국 17개 지자체에 많은 분들이 국민의힘이라는 좋은 이름으로 당선된 게 뜻 깊었어요.”

 

—국민의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러 있다. 당명이 이름 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전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국민의짐’이라는 비하도 많아요. 우리 정당이 집권 여당의 모습을 완벽하게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요. 이대로면 정말 국민의짐 밖에 더 되겠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국민의힘 이름을 100%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워요.

 

이름값을 제대로 하려면, 기본적으로 내년 총선에 맞춰 용단과 결단이 수반돼야 할 것 같아요. 노력중이라고 생각해요. 최선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국민이 없을 것 같아요.“ (김 전 의원은 2020년 8월 당명 변경 당시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당시 29세 나이로 국회의원이 됐는데, 30대 후반인 현 시점에서 당시 초선 김수민 의원에게 해주고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김 전 의원은 이 질문에서 한참을 고민한 뒤 답변을 시작했다.) 초선 4년간은 즐겁지 않았어요. 처음 맡아보는 직책과 처음 가져보는 권력에 대한 두려움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부분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자유롭고 즐겁게 즐기지 못했어요. 

 

지금은 정치를 하고 싶다란 생각도 명확해졌고, 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해졌어요. 지금 서른일곱 김수민이 만약 스물아홉 김수민에게 조언한다면, ‘조금 더 즐겁게 시민들의 삶으로 뛰어들어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초선 의원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3년까진 어리버리, 1년 남으면 의원이 이런 자리구나, 정신 차려보니 선거가 다가왔다’라고 우스개처럼 말하는데, 그런 느낌이에요. 빠르게 적응해서 익숙해지는 게 어느 사회서나 필요한데, 그 때의 김수민 의원은 여러 사건들로 인해서 김수민 특유의 장점, 빠르게 습득하고 즐겁게 일하는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게 가장 아쉬워요.“

 

—2세 정치인이라는 부담감은 없었나. (김 전 의원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현배 전 의원의 딸이다.)

 

“저희 친정 엄마는 정치하는 걸 우려하고 반대하세요. 아버지는 정치라는 것을 통해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을 개인으로서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시고요. 그런 부분에서 정치라는 직업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가족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만 지역에서는 고정관념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젊은 여성 정치인의 역량에 대한 관습적인 평가절하와 동일하게 2세 정치인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시선들이 있어요. 그건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의정 활동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이나 통과시키지 못해 아쉬운 법은 무엇인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의원의 의정 평가에 본회의 출석율, 법안 발의 수 등 몇가지 정량적 순위가 있어요. 저도 초선 때는 경쟁적으로 법안을 냈어요. 공동발의도 하고, 대표 발의도 꽤 많이 했죠. 재정법도 발의하고 완성 못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굉장히 후회하는 부분은 정치는 시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입법일 뿐이라는 거에요.

 

예를 들어 병원에 배가 아픈 환자가 왔다고 쳐요. 환자가 의사 앞에 앉아서 ‘배가 아파요’라고 말하면 바로 배를 가르는 수술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먼저 약도 먹어보고, 물리 치료도 하고, 여러 가지 치료를 병행한 다음에도 안 되면 그때가서 외과수술 하는거잖아요. 

 

국회의원이 가진 수단이 입법만이 아니더라고요. 보통 의원들은 입법이란 강제조치 취하기 전에 국민 함의 모으는 작업, 공론화를 위한 여러 가지 토론, 협의, 상생단을 만들어요. 그런데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여러 과정을 간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법을 너무 많이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 들어요. 입법이 능사는 아니에요. 의사도 무조건 수술하면 과잉 진료라고 비판 받는 것처럼, 국회도 과잉 입법은 지적받아야 합니다.

 

이런 지점에서 제 후회는 어떤 법을 만들지 못한 후회가 아니라 과잉 입법은 아니었나, 입법 만능주의에 빠졌던 건 아닌가 하는 후회를 해요. 문제를 해결하는 다채로운 방식이 있는데, 그걸 더 성실히 수행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해요. 국회의원이라는 직의 행위를 너무 단순하게 해석했던 게 아쉬워요.”

 

—마지막으로,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정치를 하는 이유는.

 

“겪지 않아야할 경험을 많이 한 20대 국회라고 기억해요. 대통령 탄핵부터 제가 속한 정당이 쪼개지고, 합쳐지는 걸 반복했어요. 또 제가 속한 정당이 3번이나 이름이 바뀌기도 했어요.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으로요. 당시는 그때가 최악의 국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번 국회가 더 최악이에요. 

 

민주당은 선거법을 다시 뒤집는다고 합니다. 아름답게 지는 게 무슨 소용이냐라는 야당 당대표를 보면서 그 정당은 김대중이란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정당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이야기 했어요. 그런데 지금 민주당에선 서생적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상인적 현실감각만 남은 괴물 정당이 됐어요. 목적이 정당하면 어떤 악한 것도 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을 보면서, 입법이란 최후의 강제적 수단을 쓰지 않고서도 사회적 합의 만들 수 있는 게 가장 아름다운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정치는 과정을 디자인하는 업이라고 생각해요. 과정을 디자인하고, 노력·공감하는 정치의 순기능을 완벽하게 잃어버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복기해내고 싶고, 회복하고 싶어요. 지금의 민주당을 보면 원칙이나 과정보단 결과 밖에 남지 않은것 같아요. 그냥 대차대조표를 바라보는 악덕 기업주 같은 느낌이 돼 버렸어요. 저는 아름다운 과정을 복원해내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정치를 통해 경쟁적이고, 연대 따윈 없고, 왜곡되고 극단적인 사회에서 태어난 미래 세대들에게 조그만한 긍정의 단서를 주고 싶어요.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건강한 비판, 사유, 공감이란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정치를 통해 다시 재생하려고 합니다.“ 

 

김수민 전 의원은?

 

1986년 청주 출생, 청주 한벌초·봉명중·일신여고 졸업, 숙명여대 환경디자인학과 졸업, 제20대 국회의원, 윤석열대통령 취임식기획위원장,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현 국민의힘 청주청원 당협위원장, 청주의힘 연구소 대표.

 

22대 총선(2024년 4월10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국회 입성을 향한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만큼 그들을 향한 국민의 검증 또한 철저해야 ‘준비된 일꾼’을 가려 뽑을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총선에 앞서 현역 의원들에게 과감히 도전장을 낸 원외 인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