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서쇼크' 두 달 지지율 제자리…고민 커지는 지도부

강서보선 여야 17%p 격차…최근 여론조사 '정권 지원론-견제론' 차이 16%p로 비슷
혁신위 보고받는 내일 최고위서 김기현 메시지 주목

국민의힘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혁신위원회까지 띄우며 '쇄신 카드'로 반전을 노렸지만, 아직 여권을 향한 민심이 완연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선 이후 '김포 서울 편입'이나 공매도 금지 등 굵직한 정책 이슈를 선점하기도 했지만, 여권을 향한 싸늘한 민심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형국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0% 초·중반 박스권에 갇혀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당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월례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4%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는 이와 비슷한 35%였다.

한국갤럽의 내년 총선 결과 전망을 묻는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할 의향을 보인 '정부 지원론' 응답자는 35%로 같았다. 반면, 야당에 투표할 것으로 보이는 '정권 견제론' 응답자는 51%로, 지원론과 견제론의 차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 격차인 16%포인트(p)에 달했다.

이는 강서구청장 보선 당시 여야 후보 격차인 17.15%p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선 참패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여권 지지율이 거의 반등하지 못한 것이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가운데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자체 판세 분석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총선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다.

지난 10월 11일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서울 강서구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비주류 인사들은 10일 기득권인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주류 희생' 요구를 외면하면서 중도층 민심이 싸늘히 식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일부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당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받고도 시간을 허비했다"며 "김기현 대표가 조속히 혁신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주류 희생'과 관련해 어느 정도 전향적인 메시지를 발신할지 시선이 쏠린다. 그간 혁신위 활동을 종합한 최종 보고가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주류 희생을 포함한 혁신위 안건을 적극적으로 다루도록 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만일 기존 입장만 반복한다면 지도부 책임론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7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이번에도 희생 요구를 모른 척하거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류 측은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는 김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쌍특검'을 추진한다고 예고하고, 예산안 논의도 끝나지 않았는데 수장이 물러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류 희생' 수용 여부와 별개로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민심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 등에 강력한 경고음을 발신하면서 그간 지나치게 '수직적'이라고 비판받아온 당정 관계를 '수평적'으로 되돌리는 시도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