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거론하고, ‘물리적 충돌’까지… 영유권 분쟁 대응 수위 높이는 중국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웃 국가들에 이례적으로 ‘전쟁’을 거론하거나, 물리적 충돌을 서슴지 않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10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군 전략가로 알려진 허레이(何雷) 중장은 중국이 대만 통일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탈취를 동시에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두렵지 않다”며 “(중국 측) 이치로 본다면 그렇다”고 이례적으로 ‘전쟁’을 언급했다.

10일(현지시간)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필리핀 해군의 보급선을 들이받는 모습. AP연합뉴스

군사과학원 부원장을 지낸 허 중장은 일본이 2012년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점을 비판하면서 “중국군의 국가 주권, 안전, 영토의 일체성을 지켜내려는 강한 의지와 결의, 강대한 힘을 일본은 얕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일본의 도발이 지속되면 중국은 영토와 주권, 해양 권익을 단호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와 대만 북부에서 각각 180㎞ 정도 떨어져 있다.

 

교도통신은 허 중장 발언에 대해 “중국이 장래에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탈취하려는 의지를 선명히 했다”고 짚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선 필리핀 선박들이 영해를 침입했다며 물대포를 쏘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섰다.

 

필리핀은 9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중국 해경선이 자국 수산국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물대포로 인해 선박의 통신 및 항법 장비가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수산국 선박은 필리핀 어선에 식료품 공급 임무를 수행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중국 해경은 10일 필리핀 해경 선박 등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 해역에 침입했다고 주장한 뒤 “오전 6시39분 필리핀 ‘우나이자 메이’ 1호 함정이 우리가 한 여러 차례의 엄중 경고를 무시, 정상적인 법 집행 항행 중이던 우리 해경 21556정을 고의로 들이받아 측면 충돌을 발생시켰다”며 “책임은 완전히 필리핀 측에 있다”고 밝혔다.

사진=EPA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행동에 우려를 표하자 전문가를 인용해 발끈하고 나섰다.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을 판결을 통해 기각했지만 중국은 계속해서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8일 “G7은 미국의 주도로 남중국해 문제를 계속 과장하고 있고, 그들은 국제사회와 중국인에게 영향을 미쳐 중국 정부가 외교정책을 바꾸도록 하고 있다”며 “G7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입장은 치밀하게 계획된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라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적 지휘부에 가짜 정보를 인식시켜 잘못된 인지를 바탕으로 비합리적 결정을 내리도록 하거나, 무기와 장비 운용에서 실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개념이다. G7 정상들은 지난 6일 영상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에서 해양 관련 주장을 강화하고 군사 행동을 벌이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