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유병호 15시간 조사… 혐의 부인

전현희 비위 제보·감사 경위 추궁
진술서 검토 뒤 재소환 여부 결정
유 “적법 절차 따른 정당한 감사”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불러 15시간 넘게 조사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9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공수처에 따르면 유 사무총장은 지난 9일 오전 9시50분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무실에 출석해 자정을 넘긴 이날 오전 1시10분쯤 청사에서 나왔다.

공수처는 약 360쪽 분량의 질문지를 통해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제보를 입수하게 된 경위, 특별감사에 착수하게 된 과정 등을 추궁했다. 감사 결과 보고서 결재와 공개 과정 등에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캐물었다.



유 사무총장은 “적법 절차에 따라 이뤄진 정당한 감사 활동”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상당수 질문에 대해서는 “의견서, 진술서 제출로 갈음하겠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공수처는 유 사무총장에 대한 조사 결과와 추후 제출하기로 한 의견서, 진술서 등을 검토한 뒤 추가 소환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관련자에 대한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유 사무총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임명된 전 전 위원장을 사퇴시키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감사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위원장은 “허위 제보를 바탕으로 이뤄진 표적 감사”라고 반발하며 같은 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 제보자로 지목된 권익위 고위 관계자 A씨를 공수처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올해 6월 전 전 위원장이 세종청사에서 근무한 89일 중 83일을 오전 9시 이후 출근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