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은 처음”…배우 권해효, 통일부 조사받는다

“조총련 인사 무단접촉”…영화인들 “역대 어느 정부서도 없던 일” 반발
배우 권해효씨.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제공

 

김지운 감독과 배우 권해효씨 등 영화인들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인사를 무단 접촉했다는 이유로 통일부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재일동포 차별을 다룬 영화 ‘차별’을 제작한 김지운 감독에게 지난달 조총련이 일본에서 운영하는 조선학교 인사들과 접촉하고도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재일 조선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제작한 조은성 프로듀서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몽당연필) 대표인 권해효씨에게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조총련 인사와 접촉하려면 통일부에 대북 접촉계획을 사전 신고해야 하며, 예상치 못하게 접촉하게 된 경우 사후에 신고해야 한다.

 

몽당연필은 앞서 7월에 미신고 접촉으로 통일부의 서면경고를 받고 후속 행사를 취소했으나 통일부가 기존 행사를 이유로 경위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과거 북한주민 접촉과 관련하여 교류협력법의 적용이 다소 느슨하게 운용된 측면이 있다”며 “교류협력에 대한 법적 신뢰를 높여 국민들이 공감하는 지속 가능한 교류협력 여건을 마련해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위서 제출 요구를 받은 영화인들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일”이라며 반발했다. 조은성 프로듀서는 연합뉴스에 “재일동포 관련 다큐를 10년 이상 여러 편 만들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통일부 조치는) 재일동포 관련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며 박근혜 정부 때 있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다시 살아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접촉 신고 없이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도 신고 의무 위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