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7)는 올여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혹사 논란’이 일었다. 리그 경기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에서 15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고, 국가대표팀 일정도 쉬지 않고 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김민재는 코펜하겐과 UCL 조별리그 5차전 결장에 이어 리그 경기가 폭설로 연기돼 2주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다만 김민재가 힘을 비축하고 나선 지난 9일 리그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뮌헨은 1-5 대패 수모를 당했다. 김민재는 뮌헨 수비진에 구멍이 생겼다는 혹평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에 가까웠다. 김민재가 UCL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철벽 수비를 자랑하며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16강 진출 희망을 꺾었다.
이날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민재는 풀타임을 뛰며 라스무스 회이룬, 안토니,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 맨유 공격진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특유의 전진 패스로 팀의 빌드업에도 깊이 관여했고, 빠른 판단으로 상대 침투 패스 등을 막았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패스 성공률 94%(83/88),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1회, 헤더 클리어 1회 등을 기록했다. 직전 프랑크푸르트전에서 5골이나 헌납하며 나왔던 우려를 깔끔하게 잠재웠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김민재에 대해 “쇄도하는 맨유 공격수들을 막기 위해 훌륭한 가로채기를 시도했다”고 치켜세우며 결승골을 기록한 코망과 함께 이날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던 뮌헨은 이날 승리로 무패(5승1무)를 달려 조별리그를 선두(승점 16)로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또 UCL 조별리그 40경기 무패 행진(36승4무) 기록도 이어갔다.
이날 승리하면 16강 진출도 바라볼 수 있었던 맨유는 조 최하위(승점 4)로 탈락하는 충격을 겪었다. UCL 아래 단계인 유로파리그(UEL)도 조별리그를 꼴찌로 마무리한 탓에 진출하지 못했다. 같은 조에선 이날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를 1-0으로 꺾은 코펜하겐(덴마크)이 2위(승점 8)로 16강에 합류했고, 3위(승점 5)가 된 갈라타사라이는 UEL 16강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