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의원·장관도 평가… 정치 ‘격투’ 아닌 기록경기 돼야” [차 한잔 나누며]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정량평가 기준 세워 매년 공개
행정·입법부 혁신 물꼬 열어야

지난달 출간 ‘같이 식사합시다’
노무현 前 대통령과 공유한 철학
미역국 등 10개 음식으로 풀어”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은 13일 “국회도 행정부도 근본적으로 혁신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과 장관도 매년 평가를 받자”고 주장했다. 지역별 총생산, 일자리 추이 등 지역별 정량적 평가를 통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제도적 혁신 가능성을 높여가자는 의미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사무총장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량적 평가 기준을 만들어 국민께 공개한다면 정치권이 격투기 경기가 아닌, 수영처럼 ‘기록경기’로 바뀔 것”이라면서 “장관 역시 직무 분석을 통해 평가가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사무총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 ‘같이 식사합시다’ 출간 배경과 내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 사무총장은 지난 11월 ‘같이 식사합시다’라는 책을 펴냈다. 학생운동과 야학 교사를 하던 대학생 시절, 또 노무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이고 노무현 청와대에서 일하던 시절까지, 크고 작은 기억들을 새우라면·김치찌개·도리뱅뱅이·짜장면·두부·미역국·오므라이스·대합탕·샤부샤부·열무김치 등 음식으로 풀어냈다.

 

새우라면은 수배자였던 시절, 충남 천안에서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당시, 라면에 저수지에서 잡아 올린 새우로 국물을 낸 라면이다.

 

이 사무총장은 “다들 나름의 조리법이 있고 사연이 있는 요리”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인생이, 이 라면과 닮았다”고 회고했다. 도리뱅뱅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끔 먹고 싶다고 떠올렸던 요리다. 미역국은 가난한 고학생 시절, 자취하면서 먹은 메뉴다. 이 사무총장은 자신의 책에 대해 “1980년 광주 이후 노무현 국회의원과 20대 젊은 학생 이광재가 어떻게 한국 정치를 바꿔왔는가를 음식으로 풀어낸 책”이라고 소개했다.

 

10개 요리를 관통하는 말은 경제다. 무엇을 먹는가는 ‘어떻게 먹고사느냐’에 직결된다. 이 사무총장은 국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7가지 구성 요소로 일자리·소득·교육·건강·주거·노후·문화를 꼽았고, 그중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세종대왕이 한 말이 있다. 임금에게는 백성이 하늘이고, 백성에게는 쌀이 하늘이다. 문제는 경제다”라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그는 원격 의료를 예로 들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려면 당연히 대타협을 해야 한다“며 “이해 당사자 합의에 더해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자신의 종로 출마설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준비 중”이라면서도 확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당과 먼저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저는 나라가 진화하는 곳, 민주당 외연이 확장되는 곳, 노 전 대통령 꿈이 있는 곳 그런 곳이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