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의 개성 담긴 생면… 맛에 정성을 더하다 [김동기 셰프의 한그릇]

에그앤플라워

부부가 운영하는 해방촌 데이트 맛집
입구엔 반짝이는 미슐랭 가이드 현판
생면 파스타·스테이크 등 메뉴 다양
‘홍새우&먹물 카펠리니’ 감칠맛 일품
‘트뤼프&포르치니… ’ 넓은 면이 눈길
서울 해방촌의 보물 에그앤플라워가 청담동에 2호점을 진출했다. 셰프의 정성이 가득한 에그앤플라워의 생면 파스타에는 건면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스며들어 있다.

 

◆청담동 에그앤플라워

20년 전, 처음 요리를 배웠을 적에, 양식이라 함은 이탈리아 요리가 대부분이었다. 프랑스나 기타 유럽 요리는 먹어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고 또 배우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처음 근무했던 가로수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배웠던 파스타들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때 배웠던 파스타를 토대로 지금의 내 파스타 스타일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접하는 파스타면은 건면이다. 보관이 용이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가격이 합리적이어서 대중에게도 널리 사랑받는다. 또 건면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식감은 충분히 매력적인지라 다양한 요리로도 풀 수가 있다.

에그앤플라워 트러플&포르치니 탈리아텔레

파스타를 공부하다 보면 처음엔 새로운 소스와 맛에 중점을 두고 그 후에는 면의 다양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단계에서 공부하는 것이 바로 생면이다. 생면은 요리사의 개성을 면에 넣을 수 있기에 식감, 염도, 모양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건면처럼 보관이 용이하지도 않고 또 만드는데 품이 들기에 맛있는 생면을 만드는 곳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몇 년을 건면에 익숙해진 대중에게 요리사의 감성을 집어넣는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기에 생면을 주제로 오랫동안 운영을 하는 곳이 많지는 않다.

그런 매력 있는 생면 하면 생각나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해방촌의 에그앤플라워이다. 윤대현, 김희은 부부 요리사가 운영하는 에그앤플라워는 한식 파인다이닝 ‘소울’과 와인바 ‘바라바’와 같은 위치에 있다. 오픈 이래부터 많은 미식가들과 대중에게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레스토랑들이다. 에그앤플라워는 남산이 보이는 멋진 뷰와 분위기, 셰프의 손길이 느껴지는 맛까지 누릴 수 있는 해방촌의 데이트 맛집이다.

◆생면 파스타

겨울 날씨가 작년 같지가 않다. 패딩을 꺼냈지만 입을 날이 많지 않은 따뜻한 겨울이다. 에그앤플라워 청담점은 내가 근무하는 가게에서도 멀지 않기에 마치 동네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가는 느낌처럼 마음이 설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니 입구에 있는 미슐랭 가이드 현판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밝은 미소의 서버의 환한 응대와 함께 자리 안내를 받았다. 애피타이저, 샐러드에서 생면 파스타, 스테이크 같은 메인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홍새우&먹물 카펠리니

오픈 초기라 서비스로 나온 웰컴 드링크와 부르스케타로 가볍게 식사를 시작했다. 직접 만든 리코타치즈와 살짝 말린 방울토마토를 얹은 부르스케타로 입맛을 돋우고 있을 때쯤 ‘홍새우&먹물 카펠리니’가 나왔다. 검정의 얇은 면인 카펠리니가 깊은 향이 가득한 비스크 소스에 엉겨 올라온다. 비스크 소스는 새우나 게 같은 갑각류를 오랫동안 끓여 곱게 간 소스로 감칠맛이 일품인데, 에그앤플라워에서는 소스에 버터를 녹여 넣어 감칠맛에 더불어 크리미한 풍미까지 올라온다. 달콤한 맛의 홍새우는 면의 식감과 함께 입안을 즐겁게 해주고 그 풍부한 맛들이 입안을 맴돌 때쯤엔 살짝 뿌려 놓은 부추의 알싸한 향이 더해지는데,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의 단계를 느끼다 보면 셰프의 솜씨와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신선한 양송이버섯 슬라이스가 듬뿍 올라간 ‘트뤼프&포르치니 탈리아텔레’는 넓은 면이 인상 깊은 파스타로, 버섯과 트뤼프에 풍부한 맛이 일품이다. 크림과 버섯퓌레 베이스의 소스는 넓은 면과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다는 것처럼 잘 어우러지는데, 바게트를 추가해 파스타 소스에 찍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 시간 초겨울 햇살을 받으며 부른 배를 안고 나온 에그앤플라워에는 평범한 메뉴가 없었다. 면과 소스. 파스타의 기본기를 지키며 메뉴 하나하나 고심했을 요리사의 정성과 노력이 엿보인다.

 

◆파스타

파스타는 밀가루로 만든 이탈리아 면으로 만든 요리를 칭하며 감자로 만든 뇨키나 만두 모양의 라비올리 같은 메뉴들도 파스타라고도 할 수 있다. 파스타의 기원은 다양한데, 중국 원나라에서 마르코 폴로를 통해 들어왔다는 설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를 위해 ‘먹을 수 있는 끈’이라는 메뉴로 개발했다는 재미있는 설도 있다.

파스타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메뉴다. 이탈리아와 지역적 특성이 비슷해서인지 마늘을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이나 북쪽은 면 요리, 남쪽은 쌀 요리에 강한 면도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파스타는 한국에 비교적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지금도 양식을 먹으러 가자 하면 파스타가 먼저 생각나기도 한다.

 

새우 오일 생면 파스타


■새우와 마늘로 맛을 낸 생면 오일 파스타

<재료>

면 반죽 재료: 강력분 100g, 계란 중란 1개, 우유 25ml,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10ml, 소금 약간.

파스타 재료 : 생면 파스타 130g, 새우살 50g, 마늘 5톨,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30ml, 면수 100ml, 그라나파다노 치즈15g,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만들기〉

① 밀가루는 체에 쳐 준 후 소금, 계란물, 올리브오일, 우유를 넣고 반죽해 준다. 덧가루를 조금 준비해 놓으면 좋다. 반죽은 랩으로 감싸 준 후 냉장고에 하루 정도 휴지시켜 준다. ② 말랑해진 면은 밀대로 밀어 칼국수처럼 썰어 놓아 준다. 덧가루를 묻혀 서로 달라붙지 않게 준비하며 트레이에 올려 1시간가량 건조해 준다. ③ 팬에 오일을 두르고 저민 마늘과 새우를 넣어준다. 마늘이 색이 올라오면 30초간 삶은 면을 넣어 준 후 면수를 넣고 버무려준다. ④ 소금 간을 하고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뿌려 버무려 접시에 담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