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되면서 정시 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시는 수능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하면 실패할 수 있어 ‘원서영역’이라고도 불린다. 같은 성적이어도 대학의 반영 영역, 영역별 반영 비율 등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불리한 대학이 달라진다. 17일 입시업계가 분석한 올해 상위권 정시 지원의 특징을 정리했다.
◆서울대·의약학계열 과탐II가 변수
특히 서울대의 경우 과탐II 한 과목 응시자에게 3점, 두 과목 응시자에게 5점의 가산점을 줘 과탐II의 영향력이 크다. 국어는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고 수학은 표준점수에 20%의 가중치를 반영해 국어·수학 고득점자보다도 과탐II 고득점자의 환산점수가 더 유리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과탐II 고득점자는 서울대와 의·치·한·약·수(의예과·치의예과·한의예과·약학과·수의예과) 중 표준점수를 보정 없이 반영하는 대학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예과 중에서는 고신대·동아대·부산대·서울대·원광대·인제대·충남대, 치의예과는 부산대·서울대·원광대, 한의예과는 부산대·원광대, 약학과는 경성대·부산대·서울대·원광대·인제대·충남대, 수의예과는 서울대·충남대가 표준점수를 보정 없이 반영한다.
◆국어 영향력 커… 40% “재수도 고려”
최상위권의 합격·불합격은 수학보다 국어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의 ‘2024 수능 실채점 분석 및 정시 지도방안’에 따르면 국어 1등급 중 수학도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40.3%, 수학 1등급 중 국어 역시 1등급인 경우는 29.1%였다. 수학 1등급 중 33.6%는 국어 2등급이었다. 최상위권에서는 수학보다 국어 1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웠다는 것이어서 결국 대입에선 국어가 더 변별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종로학원이 최근 수험생 202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능에서 평소 실력보다 성적이 가장 저조하게 나온 과목으로 10명 중 4명이 국어를 꼽았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험생들은 1교시(국어)에 대한 부담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1교시 시험이 어려워 ‘멘탈 붕괴’로 평소 실력이 나오지 않은 수험생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능이 예상보다 어렵게 나오면서 재수를 염두에 둔 수험생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학원 조사에서 수험생의 40.4%는 대입 재도전도 염두에 두고 정시에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시모집 지원 시 고려하는 전략은 상향지원 38.7%, 적정지원 43.3%, 하향지원 18.0%였다. 특히 국어·수학·영어·탐구 평균 1등급대 학생의 경우 하향지원을 하겠다는 비율은 17.1%로 평균 4등급대(20.8%)보다 적었다. 자연계 상위권은 내년에 의대 정원 확대 이슈도 있어 올해 소신지원이 특히 많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입시업계에서는 또 절대평가인 영어의 1·2등급 비율이 예년보다 낮아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떨어지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시로 밀려난 수험생이 증가해 올해는 예년보다 정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