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앞두고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14일 “송 전 대표는 당대표 당선 등 자신의 정치활동을 위해 공익법인을 통해 후원을 받는 방식으로 유력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선거에서 돈을 살포했다”며 “정당 민주주의와 선거의 불가 매수성을 침해하는 대규모·조직적 금권선거일 뿐 아니라 정경유착 범행”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사건의 가담자들이 이미 구속 기소돼 관련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나고 있음에도 최종 수혜자이자 최고 책임자인 송 전 대표는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은닉하고 관계자에 대한 회유를 시도했다”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현저한 점을 고려해 구속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번 영장실질심사 심리를 맡은 데 대해선 “법적 절차에 따라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사 과정에서 증거로 입증된 범죄사실과 증거인멸 우려, 사안의 중대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의 사업가로부터 총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중 4000만원은 송 전 대표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공익법인인 먹사연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한 사적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후원금으로 위장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이 같은 불법 후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보고를 받은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모금된 먹사연의 후원금이 모두 경선 비용 등 송 전 대표 개인의 정치활동을 위해 사용됐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일부는 2021년 5월 이뤄진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자금으로도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대표 경선을 앞둔 2021년 3~4월 송영길 캠프 관계자들이 총 6000만원의 부외 선거자금을 수수하고,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관여한 정황도 충분히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송 전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유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