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이겨야 내가 산다’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 ‘외나무 다리’ 매치…후인정 감독 “팀 분위기 최상”, 최태웅 감독 “주전 세터는 김명관 자신감UP”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의 2023~2024 V리그 3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2라운드까지만 해도 각각 2승, 1승에 그치며 최악의 부진을 보인 두 팀은 최근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일 OK금융그룹을 3-0으로 잡고 6연패에서 탈출했고, KB손해보험은 지난 6일 OK금융그룹을 3-0으로 꺾고 12연패에서 벗어난 뒤 지난 10일 대한항공을 3-1로 누르고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나란히 승점 13을 기록하고 있는 두 팀은 세트 득실률에서 현대캐피탈이 앞서면서 6위, KB손해보험이 7위에 위치해 있다. 이날 경기 승패에 따라 한 팀은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또 다른 한 팀은 최하위의 수렁에서 당분간 더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다.

 

후인정 KB손해보험의 감독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두 사령탑은 경기 전 차분한 모습이었다. KB손해보험의 후인정 감독은 “연승을 하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면서 “두 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첫 세트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경기가 쉽게 끝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첫 세트에 모든 걸 걸고 해보려고 한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0일 대한항공전에서 임동혁에게 42점을 허용하면서도 다른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최소화하면서 이겼다. 이날 역시도 현대캐피탈 공격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에게 줄 점수는 주되 국내 선수들의 공격 예봉을 꺾는 방식으로 승리를 가져오려는 후 감독이다. 그는 “아흐메드 선수가 타점이 워낙 좋다. 반면 우리 레프트 블로킹은 신장이나 타점이 낮아서 잡기가 쉽지 않다. 높이에서 오는 공격은 먹되 코스에서 빠지는 것은 블로킹으로 1차로 차단하고, 그 뒤를 수비로 걷어올려서 반격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흐메드(오른쪽), 최민호

지난 대한항공전에서 비예나는 임동혁과 ‘명품 아포짓’ 맞대결을 펼쳤다. 비예나도 43점을 몰아치며 임동혁과 대등히 맞섰고, KB손해보험의 승리로 비예나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후 감독은 “비예나가 워낙 볼 때리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욕심도 있다. 수비에서 걷어올려진 공이 자신에게 올라오지 않으면 답답해 하기도 한다. 국내 선수들도 그런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뒷받침해주려고 한다. 본인에게 점유율이 몰리는 것을 즐기는 비예나다”라고 설명했다.

 

비예나

후 감독에 이어 만난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오늘도 전광인 선수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 자리에는 홍동선 선수가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광인 선수가 몸 상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투입을 한 게 사실이다. 주사 치료도 받고 재활도 해서 몸 상태를 좀 더 끌어올려서 ‘전광인답게’ 배구할 수 있을 때 경기에 넣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시즌 전 주전 세터로 2년차 이현승을 낙점했지만, 최근 주전으로는 김명관이 나서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던 김명관은 최근의 활약을 통해 자신감이 커졌다는 게 최 감독의 설명이다. 최 감독은 “(이)현승이가 U대회 대표팀에 다녀와서 좀 성장을 하고 왔는데, 같이 훈련하다보니 흔들리는 게 많았다. 그래서 (김)명관이에게 정말 마지막이다라는 마음으로 바꿔보려고 시도했는데,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감도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캐피탈은 주장을 전광인에서 문성민으로 바꿨다. 문성민이 현대캐피탈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이제는 코트보다는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기에 다소 의아한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전)광인이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주장직을 부담스러워 하더라. 그래도 우리 팀에 가장 오래 있었던 선수가 문성민 선수이고, 선수들도 문성민의 존재 자체만으로 위안을 얻는 게 있어서 그렇게 (문)성민이로 주장을 다시 올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