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형제 비행 성공 120주년… 바이든 "그들의 혁신 의지 배워야"

1903년 12월17일 첫 동력비행 성공
매년 ‘라이트의 형제의 날’ 지정·기념
바이든 "미국의 꿈 실현한 선구자들"

1903년 12월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키티호크의 모래 언덕 위에서 라이트(Wright)라는 성(姓)을 가진 두 형제가 세계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인류 최초의 동력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가 주인공이다. 형 윌버 라이트(1867∼1912)와 동새 오빌 라이트(1871∼1948)는 둘 다 대학을 다니지 않은 고졸의 학력으로 그 어떤 과학자보다 뛰어난 위업을 이뤘다.

 

인류 최초의 동력추진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 왼쪽이 동생 오빌 라이트(1871∼1948), 오른쪽은 형 윌버 라이트(1867∼1912)다. 오는 17일은 이들이 첫 동력비행 시험에 성공한 지 꼭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게티이미지 제공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 시험 성공 120주년을 기려 오는 17일을 ‘라이트 형제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라이트 형제의 날은 동력비행 성공 50주년이던 1963년 처음 제정돼 매년 그에 맞춰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라이트 형제는 원래 오하이오주의 한 소도시에서 자전거 수리소를 운영하며 비행기 발명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가 기후와 지형 등 여러 여건이 동력비행 시험에 유리한 장소로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를 점찍고 그곳에서 자신들이 만든 비행체의 성능을 개량했다.

 

마침내 형은 36세, 동생은 32세이던 1903년 12월17일 그토록 원했던 꿈을 실현한다. 그날 ‘플라이어’(Flyer)라는 이름을 붙인 인류 최초의 동력추진 비행기가 12초가량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형제가 지역 신문에 보낸 보도자료를 본 기자가 “그렇게 짧다고요? 조금 더 길었다면 뉴스거리가 되었을 텐데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12월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의 모래 언덕 위에서 인류 최초의 동력비행에 성공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제공

처음에는 별 일 아닌 것 같았으나 이는 훗날 학계로부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지속적이고 조종에 의해 통제되며 동력으로 추진되는 비행’이라는 공식 인정을 받았다. 오늘날 동력추진 비행기 발명이 라이트 형제의 공적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시험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라이트 비행기계’란 이름의 특허를 출원했다. 미 정부는 1906년 이 역사적 특허를 승인했다. 이후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 엔진을 만들어 파는 일종의 벤처기업을 세워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비행 기술 진보를 선도하게 된다.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윌버와 오빌을 일컬어 “우리나라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들”이라며 “형제가 인류에게 남긴 영원한 유산을 기린다”고 밝혔다. 이어 “형제의 위업은 우리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고, 항공학의 발전을 가속화했으며, 인류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윌버와 오빌은 새로운 미국의 혁신을 이끌었다”고 단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날 형제는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때 우리가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일깨운다”고 말해 미국인들한테 라이트 형제의 창의성과 협동 정신을 배울 것을 당부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미 전역의 공항 인프라 개선 등 항공산업 발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