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50)이 영화 ‘서울의 봄’을 찍으며 느꼈던 무력감을 털어놓으면서도 자신의 계절은 여전히 봄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영화 ‘서울의 봄’의 주연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이 출연해 강지영 앵커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우성은 “‘비트’(1997) 시절이 ‘내 인생의 봄’이라고 발언했던데 지금 계절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지금도 봄이다. 20대 때 봄날은 그날이 주는 풍요로움이 얼마나 값진지 모르고 지나간 것 같은데 지금은 봄날의 아름다움과 섬세함 다양함 등을 느끼는 그런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는 “지금 매일 배우 정우성의 관객 기록을 깨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감사하다”며 “물론 천만이 되면 감사하겠고, 요즘은 욕심부려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수 감독 또한 “기적 같은 일이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영화를 찍으면서도 이 무거운 얘기과 배드엔딩을 사람들이 좋게 봐줄까 싶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믿기지 않는다”고 기쁨을 전했다.
정우성은 자신이 연기한 ‘이태신’이 영화 내내 참담한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해 “무기력함의 끝을 찍을 수 있는 감정이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황에 대한 어떤 위중함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내는 게 너무 힘든 거다”면서 “그러다보니 내가 어디로 가고 있지, 연기의 방향성이 헷갈리더라.연기를 끝난 다음에도 공허함에 빠져서 내가 연기를 잘 한 건가 생각하게 되더라”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감독은 “길을 잃고 헤매고, 외롭고 고립되고, 나는 어떻게 해야지 하는 그 우성씨의 상태가 영화 속 이태신이었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흡족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이태신’을 연기하면서 흰머리가 늘었다고. 그는 “김성수 감독님의 매직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흰머리를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가닥가닥 칠하고 했다”며 “분장팀도 '어떻게 선배님은 흰머리가 없어요'라고 하는데, 촬영 중반쯤 되니 흰머리가 났더라”라고 돌이켰다.
더불어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이 출연하지 않는다면 영화를 엎겠다고 얘기했던 것에 대해 “우성씨를 염두해 두고 썼고, 우성씨가 이 역할과 겹친다는 생각을 가지고 했는데 정우성씨가 안 한다고 했다”며 “엎는다고 하면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앞서 1997년 ‘비트’를 시작으로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아수라’(2016) 등의 영화를 함께 했다.
한편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과 그에 대항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19일 오전 누적 관객수 894만 여명을 기록하며 ‘천만 영화’ 고지에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