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빅리거로 데뷔하는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년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제 슬슬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끼다가 구단의 한국인 1호 기록이 나오자 주저 없이 '스플래시 홈런'을 떠올렸다.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1천300만달러라는 '역대급' 계약을 하고 19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이정후는 인터뷰에서 "내가 왼손 타자이니 샌프란시스코 한국인 선수로 스플래시 1호 홈런을 쳐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는 우측 펜스 뒤 매코비만(灣)에 떨어지는 홈런을 '스플래시 히트'라고 부르고 공식으로 집계한다.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로 오라클 파크를 예전에 방문했을 때 너무 좋았고, 빅리그 구장다웠으며 '거대하다', '웅장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 "이번에 보니 홈에서 우측 펜스까지 거리는 짧은데 높았다"며 예비 빅리거로 구장을 다시 관찰한 느낌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외야 우측은 넓다. (홈런 타자라기보다는 콘택트와 빠른 발에 중점을 둔) 내 장점을 살리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외야 좌중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비슷해 괜찮은데 우중간은 깊고, 펜스도 높아 공이 담에 맞았을 때 공이 어디로 튈지 몰라 힘들 것 같다"며 공수를 두루 살핀 홈구장의 첫인상을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타격과 출루 능력, 장타력에 주루 센스를 겸비한 이정후를 1번 타자 중견수로 기용할 참이다.
오라클 파크의 홈에서 좌중간 펜스까지 거리는 122m,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19m로 짧고, 펜스 모양도 일자 형태로 세워졌다. 다만 홈에서 우중간 펜스까지는 126m로 가장 길고, 우중간에서 우측 폴까지 연결되는 펜스는 급격한 경사로 기울어졌다. 우중간과 우측 펜스 높이는 6∼7m에 달한다.
이정후는 "아직 계약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며 "미국으로 운동하러 다녀온 느낌인데 이제 실감하면서 슬슬 목표를 잡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식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야구로 준비를 잘하고 계약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뤘으니 빅리그에 잘 적응하는 게 2차 목표"라며 "우선은 몸으로 부딪쳐보겠다. 몸이 변화에 맞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후는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올해 초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새로운 타격 자세로 KBO리그 정규리그에 임했다가 3∼4월 타율 0.218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다시 원래 타격 자세로 돌아간 뒤 몰아치기에 시동을 걸어 타율 0.318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는 "더 잘하고 싶어서 타격 폼을 바꿨는데 미국에서 변화하려는 이런 내 모습을 높게 봐줬다"며 협상 과정의 뒷얘기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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