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 재창조… “호국보훈 성지 조성”

박민식 보훈부 장관, 구상안 발표
보훈 체험 공간·원형극장 등 계획
24시간 경비 체계 도입도 추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보훈 체험 공간과 문화행사 개최를 위한 원형극장이 조성된다. 안장자와 유족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24시간 경비체계도 도입된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0일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서울현충원 재창조 구상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서울현충원은 국방부, 대전현충원은 보훈부가 각각 관리해 왔는데, 올해 6월 둘 다 관리주체가 보훈부로 일원화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간 보훈부는 건축, 조경, 도시계획, 생태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꾸려 서울현충원 재구성안을 만들어 왔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기자실에서 국립서울현충원 재창조 구상안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이날 발표된 방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화·치유(힐링)공간의 확충이다. 앞서 박 장관은 서울현충원이 매년 6월6일 현충일 하루 동안만 주목을 받는 곳에서 1년 내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곳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보훈 체험 공간과 원형극장을 조성한다. 여기에서 문화행사를 상시 개최함으로써 대중의 잦은 방문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서울현충원을 찾는 이들이 심리적 위안을 느낄 수 있도록 숲길과 수목 정원, 카페 등도 확충키로 했다.



현충원 안장자들을 24시간 지키는 경비체계 도입 방침도 주목된다. 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묘지에는 1921년 조성된 무명용사 묘역이 있다. 1937년부터 ‘올드가드’(Old Guard)란 별칭을 지닌 미 육군 근위대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경계근무를 선다. 폭우, 폭설이나 혹서 같은 기상 여건 변화에도 개의치 않는다. 무명용사 묘역은 미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참배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밖에 워싱턴 링컨기념관의 연못 ‘리플렉팅풀’ 같은 수경시설과 미디어월 등의 설치도 구상안에 포함됐다. 서울현충원 정문 주변 차로를 지하화하고 보행로를 조성해 한강시민공원에서 현충원까지 연결하거나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출구를 현충원과 직접 연결하는 조치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은 “서울현충원을 품격 높은 국립묘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꼭 한번 방문하고 싶은 문화·휴식·치유의 상징 공간, 그리고 국민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호국보훈의 성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