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해병대 캠프 훈련은 구시대적”… 대한체육회 꾸짖은 유인촌

“간섭한다는 말 나올까 봐 지켜봤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방법” 지적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수들 해병대 캠프 입소 훈련 진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과학적인 종목별 훈련으로 기량을 끌어올려야지, 이런 (해병대 캠프 입소)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대한체육회에 일침을 놨다. 유 장관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 대비하려면 대표 선수들이 역량을 발휘할 맞춤형 훈련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한다”며 “정신력 강화는 선수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엄동설한에 선수들 부상 우려도 있다. 간섭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아 지켜봤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대한체육회의 판단을 꾸짖었다. 

지난 19일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극기훈련에서 5종에 출전하는 김선우가 이함훈련을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

대한체육회는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정신력을 강화하고 도전 정신을 배운다는 취지로 지난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국가대표 선수들과 포항 해병대에 입소해 ‘원 팀 코리아’ 캠프를 진행했다. 

 

유 장과는 정예(엘리트) 선수 교육의 대를 이어가기 위해 문체부 산하에 체육영재고를 만드는 방안도 고민 중임을 밝혔다. 그는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위한 체육관과 운동장 등 시설이 부족하다”며 “중고등학교에선 운동부가 줄어들고 학생 선수들은 훈련 시간을 걱정해 진학을 고민한다. 운동부 감독과 코치의 처우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道)마다 체육고가 있긴 하지만, 문체부 산하의 국악고처럼 운동하는 학생들에 맞게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체육영재고를만들면 어떨까 하는 고민도 한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또 “엘리트 체육은 대를 이어갈 선수 수급이 어렵다는 게 앞으로의 걱정”이라며 “선수들 기량과 성적 향상을 위해 종목별로 과학적인 훈련 아이디어를 내 지원해야 한다. 비인기종목 선수는 수입이 적어 공기업이 창단을 더 하도록 독려할 생각”이라고 했다. 

유인촌(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에서 이에리사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민간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한편 우리나라 스포츠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민관합동 기구인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이하 정책위원회)가 20일 공식 출범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1973년 사라예보 탁구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신화의 주역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이끄는 정책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앞으로 5년간 한국 체육 정책을 좌우할 스포츠진흥계획을 발표했다. 정책위원회는 앞으로 정부와 민간으로 흩어진 체육 관련 정책을 통합해 장기 이행계획을 작성하며 국민의 스포츠권을 보장하는 주요 시책을 평가·점검한다.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국제경기대회 개최와 관련된 주요 정책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기능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