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평가됐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 준다. 공을 자주 빼앗기며 전진 패스 능력도 부족하다.”
이강인(22)은 프랑스 명문 구단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뒤 최근 프랑스 언론들로부터 이 같은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이강인이 지난달 4일 열린 몽펠리에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긴 했지만 이후 5경기째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면서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을 향해 날을 세웠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답답한 듯 “이강인은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모든 걸 갖춘 선수”라고 감쌌지만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겨냈다. 이강인이 환상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 줬다.
이강인은 21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리그1 17라운드 홈경기 FC메스전에서 자로 잰 듯한 왼발 크로스로 팀의 선취점을 돕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강인의 도움에 힘입어 PSG는 3-1로 승리했다.
이강인의 활약으로 승기를 잡은 PSG는 11분 뒤 킬리안 음바페(25·사진)의 오른발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2-0으로 앞서갔다. 이후 메스가 후반 27분 만회골을 넣었지만 음바페가 후반 38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에게 12번째 승리(4무1패)를 안겼다. 최근 12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 간 PSG는 승점 40으로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강인은 후반 47분 교체되기 전까지 패스성공률 94%를 기록했고, 세 차례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맹활약하면서 비판을 칭찬으로 바꿔 놨다. 이강인은 올 시즌 리그에서 1골 2도움을 올렸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1골을 넣었다.
사실 이강인은 지난 시즌까지 PSG에서 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의 대체자로 입단했다. 프랑스 언론이 이강인을 향해 높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이강인에게 “중요한 역할을 한 척한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강인은 메시의 빈자리를 아직 완벽하게 채우지는 못했지만 그 역할을 서서히 해내고 있다.
기분 좋게 한 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이강인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각 대륙컵 선수 차출 관련 규정에 따라 다음 달 2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아시안컵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