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이 공식화하며 여당 안팎에서는 정치 신인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앞으로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비주류 통합과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 등 이전 지도부의 맹점으로 꼽혔던 과제들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대야 이슈를 풀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韓 비대위, 비주류도 끌어안을까
20일 법무부 장관직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이임식을 치른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첫 과제로는 당내 통합이 거론된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분열된 당의 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아 활용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對용산 관계·김건희 특검법 시험대
이전 지도부와 혁신위원회 등에서 한계로 지적된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를 한동훈 비대위가 재정립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전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되는 과정에 친윤(친윤석열)계가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동훈 비대위도 대통령실의 영향력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발판으로 출범했던 김기현 지도부가 대통령실과의 수직관계에 갇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김태우 전 구청장을 후보로 내보내는 데 반대하지 못하는 등 휘둘린 끝에 결국 난파된 전례를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관계 정립을 꾀할 수 있을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나온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대해 ‘대통령 직할 체제’라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과 대통령실, 정부와의 관계는 소통의 문제가 없고 양방향으로 소통이 잘 되고 있지만 국민께서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오히려 한 전 장관과 (대통령실이)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진솔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돌파구를 찾는 것 역시 한동훈 비대위의 중요한 시험대다. 한 전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에 관해 “법 앞에 예외는 없다”면서도 “그 법안들은 독소조항까지 들어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독소조항을 제거하고 총선 후로 시기를 조율한다면 특검법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특검법 처리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전 장관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시는 거 축하드린다”며 “집권 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을, 또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장관이 최근 시사한 ‘총선 후 김건희 특검’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총선 후에 할 생각이었으면 총선 한참 전에 했으면 되지 않나”라며 “결국은 시간을 때우고 지금 현재 위기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