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1시26분 경기 수원시 수원역 2층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갑자기 시민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버스를 운전한 50대 여성 버스 기사는 자신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서부경찰서는 이날 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20년 경력의 버스 기사 A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A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가 시민들을 쳐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사고를 낸 시내버스의 앞 부분이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다. 수원=뉴시스
앞서 A씨는 전기 차량인 30-1번 시내버스를 몰다가 환승센터에서 시민들을 덮쳐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길을 건너던 A(77)씨가 숨지고 2명이 중상, 15명은 경상을 입었다.
A씨는 경찰에서 “한 승객이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잠시 자리(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는데,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버스가 홀로 움직여 다급하게 제자리로 돌아가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게 액셀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의 진술대로라면 12대 중과실 중 신호위반과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보도침범의 세 가지의 과실을 저지른 것이어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블랙박스를 확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일각에서 급발진 사고를 의심하는 것과 달리 경찰은 운전자 과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사고 버스가 수원역사와 롯데몰을 연결하는 환승센터 도로 우측에 정차해 있다가 빨간색으로 바뀐 신호등을 무시하고 약 10m 앞의 횡단보도로 주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길을 건너던 20명가량의 보행자들이 놀라 도망쳤으나 버스는 보행자들을 치고 철제 보행 신호기를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