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을 수십 년간 가스라이팅 해 서로를 폭행하게 만들고, 수억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무속인 부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부장판사 이현복)는 최근 특수상해교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한 가정의 구성원을 경제적으로 착취하는 것을 넘어서 인격적으로 완전히 말살한 범행"이라며 "범행 방법도 매우 가혹하고 패륜적이며 범행이 탄로 날 것을 막으려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서로 폭력행위를 하게 하고, 수사 개시 이후에도 허위진술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 외에도 범죄사실에 담지 못한 피해가 추가로 전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확인돼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또 법정에서까지 자신들의 행위가 피해자 가족을 위한 것이라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A씨 부부는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피해자 B(50대·여)씨와 그의 자녀 C씨 등 세 남매를 심리적·육체적 지배 상태에 두고 통제하며 서로를 폭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A씨 부부의 지시에 따라 불에 달군 숟가락 등으로 자녀의 몸을 지진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 2004년부터 무속인 A씨 부부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면서 이 같은 명령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는 또 B씨의 자녀들끼리 성관계를 하도록 지시·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B씨의 집에 CCTV 13대를 설치하고, B씨 가족들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감시하면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A씨 부부는 세 남매 중 막내의 월급통장 등을 관리하며 2억5000만여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A씨 부부가 B씨 가족들에게 생활비 마련을 명목으로 수천만 원씩 대출받도록 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태로 만들어 놓고 자신들을 더욱 의지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의 범행은 첫째 자녀가 이웃집으로 도망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검찰은 앞서 A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