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목욕탕 감전…업주들 수백만원 벌금뿐

24일 세종시 조치원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입욕객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물기가 많은 목욕탕에서 전기 시설을 사용하거나 주변에 있다가 감전되는 사고는 종종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목욕탕 업주들에게는 수백만원의 벌금만 부과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2018년 10월 경남 의령군의 한 목욕탕에서는 60·70대 남성 2명이 숨졌다. 당시 탕에 폭포수를 공급하려고 설치한 모터에 연결돼있던 전선이 끊어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다른 목욕객들은 이들을 꺼내려 탕에 발을 넣었다가 찌릿함이 느껴져 발을 뺐다고 진술했고, 여탕에 있던 2명도 다쳤다. 사우나 업주와 전기안전관리자 등은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벌금 400만∼7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24일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상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016년 9월에는 부산의 한 목욕탕 한증막에서 감전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한증막에 있던 50대 여성 A씨가 쓰러졌고, A씨의 손이 닿은 다른 50대 여성 B씨도 함께 쓰러졌다. A씨와 B씨는 병원에 옮겨졌지만 A씨는 숨졌다. 경찰은 한증막의 발열 히터가 누전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1년 6월에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목욕탕에서 70대 여성이 전기 마사지 기기를 사용하던 중 합선이 돼 감전되고, 그를 도우려던 40대 여성도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70대 여성은 다쳤으나 그를 돕던 최미숙(당시 49세)씨는 숨져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상자로 인정됐다. 당시 사고는 목욕탕 주인이 건물 옥상에 내버려둔 폐전선을 타고 흘러내려 온 빗물이 욕탕 분전반에 스며들어 합선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목욕탕 주인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002년 10월에는 광주 북구의 한 목욕탕에서 전기 스팀기를 만지던 40대 여성이 감전돼 중상을 입었고, 1995년에는 군부대 목욕탕에서 감전사고로 2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기도 했다.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24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합동감식반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전 5시37분쯤 세종 조치원의 한 목욕탕에서는 온탕 안에 있던 70대 여성 입욕객 3명이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경찰은 온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소방 당국,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가 난 건물은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과 보일러실,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됐다. 세종시는 이날 감전사고를 계기로 지역 목욕탕 20곳 전수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