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BTS는 지난해 6월 그룹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이후 솔로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솔로 음반 발매는 물론이고 페스티벌 무대, 방송 등에서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특히 지민과 정국은 각각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와 ‘세븐(Seven)’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뷔는 SBS ‘런닝맨’, tvN ‘서진이네’ 등에 출연했으며, RM도 tvN ‘알쓸인잡’을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슈가는 솔로 월드 투어 ‘슈가 | 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SUGA | Agust D TOUR D-DAY)’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맏형 진을 시작으로 멤버 전원이 군 복무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제이홉이 현역으로 입대했으며, 슈가는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고 9월부터 대체복무 중이다. 지난 11일에는 RM과 뷔가, 12일에는 지민과 정국이 동반 입대했다. 이제 BTS는 2025년에는 완전체로 컴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침 그해가 BTS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한 ‘화양연화’ 발매 10주년이기 때문이다.
블랙핑크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앞서 블랙핑크는 지난 9월 11개월여간 진행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를 성료했다. 34개 도시에서 66회차에 달하는 걸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180만여명이 그들의 무대를 봤다. 특히 파리에서는 ‘K팝 걸그룹 최초 유럽 스타디움 공연장 입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의 헤드라이너로 활약한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양일 합산 25만명)과 영국 하이드파크(6만5000명)까지 더하면 200만명이 넘는 팬들과 호흡한 셈이다. 이들은 지난달 찰스 3세 영국 국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을 수훈하기도 했다. 대영제국훈장은 영국 사회에 의미있는 공헌을 했거나 정치·경제·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이들에게 수여한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 싱어송라이터 아델 등이 받았다.
다만 앞으로 활동에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블랙핑크가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7년)이 만료된 것. 지난 6일 YG는 블랙핑크 멤버 전원과 ‘그룹활동’에 대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활동과 관련한 전속계약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단체활동은 YG를 통해 하고, 개인 활동은 각각 다른 회사와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경우 개인 활동 때문에 ‘블랙핑크’ 활동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BTS와 블랙핑크의 전환기와 함께 이들의 뒤를 이을 가수들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우선 보이그룹에서는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등이 선방하고 있다. 특히 에이티즈는 K팝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빌보드 200’ 1위는 BTS,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에 이어 K팝 역사상 그룹으로는 일곱 번째로, 모두 하이브·SM·JYP·YG 등 K팝 4대 기획사가 독식했다.
걸그룹으로는 뉴진스와 아이브의 약진이 눈에 띈다. 두 그룹은 데뷔 2년과 1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까지 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뉴진스는 지난 7월21일 발매한 ‘겟 업(Get Up)’으로 ‘빌보드200’에서 1위(8월 5일 자)로 직행한 뒤 20주나 차트에 머물렀다. 더불어 미국 빌보드의 ‘2023년 최고의 팝스타’와 ‘2023년 베스트송 100선’, 영국 매거진 NME의 ‘2023년 베스트송 50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미국 평론지 피치포크의 ‘2023년 베스트송’ 등에 자신의 노래와 이름을 올리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가늠하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BTS와 블랙핑크의 활동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들의 명성에 가려져 있던 가수들의 활동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게다가 새로운 가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해외에서부터 인기를 얻고 국내에 알려지는 가수들도 있기 때문에 내년 가요계는 변수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