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너무 대단한 배우들과 (영화) 작업을 많이 해서, 그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지금도 좋은 선배들과 촬영할 때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촬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거기에 빠질 때가 있어요. 그냥 ‘이 공간에 있다’라는 감정이죠. 영화 ‘거미집’이 그랬습니다.”
배우 김동영(사진)은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권상우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같은 해 최민식 주연의 ‘꽃피는 봄이 오면’에 출연했으며, 이듬해에는 문소리 주연의 ‘사랑해, 말순씨’에도 얼굴을 비쳤다. 지난 3월에는 송강호 주연,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에 조감독 역으로 출연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앞서 2016년 ‘밀정’에서 허철주 역으로 연기했던 것이 인연이 돼서 다시 출연하게 됐다.
최근 세계일보에서 만난 김동영은 “(선배 배우와 감독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매력 때문에 연기를 계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송강호와 연기했던 것을 떠올리며 “송강호 선배 눈만 보면 자동으로 연기가 된다”며 “선배께서 너무 편하게 현장에 잘 녹아들게 해줬다. 배우들 모두 활기가 느껴졌다.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감정을 풀 곳이 없어요. 저희는 감정을 쏟아내는 게 일이라서 오히려 너무 좋습니다. 연기하고 나면 개운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어요. 다만 나중에 감정을 이렇게 많이 썼어야 했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거기에 취해서 나도 모르게 너무 감정을 쓴 게 아닌가 하는 거죠.”
올해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줬던 김동영은 아직 다음 작품을 무엇으로 할지 못 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가 그린 가족 이야기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감정을 풀어냄에서 너무 과하지 않은, 그렇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먹먹하게 하는 그런 가족 이야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