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2023∼2024 V리그… 남자부는 우리카드·삼성화재 약진, 여자부는 흥국생명 독주 막아낸 현대건설 돋보인다

지난 10월 개막한 2023~2024 V리그가 25일 ‘크리스마스 매치’를 끝으로 전체 6라운드 중 절반인 3라운드를 소화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남자부에서는 선수단을 갈아엎다시피 한 우리카드가 ‘깜짝 선두’를 질주 중인 가운데, 2017~2018시즌 이후 다섯 시즌 연속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던 ‘명가’ 삼성화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여자부에서는 개막 전만 해도 ‘절대 1강’으로 꼽혔던 흥국생명이 3라운드 들어 다소 주춤한 사이 현대건설이 선두에 오르며 2강 체제를 구축했다.

26일 기준 우리카드는 승점 39(14승4패)로 삼성화재(승점 34, 13승5패), 대한항공(승점 34, 11승7패)을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였던 황승빈을 KB손해보험에 트레이드 한 우리카드는 고졸 2년차 세터 한태준이 명세터 출신인 신영철 감독의 조련 아래 정상급 세터로 성장했다. 여기에 남자부 유일의 새 얼굴 외국인 선수로 기량에 의구심을 자아냈던 마테이 콕(슬로베니아)도 V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우리카드의 공격진을 이끌고 있다.

 

김상우 감독의 2년차를 맞은 삼성화재는 트라이아웃 1순위로 뽑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 효과를 톡톡히 보며 6시즌 만에 봄배구 복귀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득점 1위(537점), 서브 1위(세트당 0.559개)에 올라있는 요스바니의 든든한 활약과 김 감독의 지휘 아래 삼성화재 선수들은 패배의식을 걷어내고 ‘명가 DNA’를 재현시키고 있다.

 

반면 통합 4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은 토종 에이스 정지석,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 윌리엄스(호주)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3위로 처져있지만, 워낙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한 데다 정지석도 부상 복귀 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 후반기에 선두권 도약을 노린다. 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던 현대캐피탈은 6위에 처지며 9시즌 간 팀을 이끌었던 최태웅 감독을 경질했다. 수석코치였던 진순기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지난 24일 한국전력전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의 후반기 행보도 관심을 모은다.

여자부에선 ‘디펜딩 챔피언’ 도로공사가 박정아(페퍼저축은행), 정대영(GS칼텍스) 등 주축 선수들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으로 인해 6위로 처져있는 가운데,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흥국생명(승점 39, 14승4패)의 독주를 막아낸 현대건설(승점 41, 13승5패)의 약진이 눈에 띈다. 비시즌 동안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현대건설이지만, 기존 선수들의 단단한 팀워크에 외국인 선수 모마(카메룬), 아시아쿼터 선수 위파이 시통(태국)까지 팀에 녹아들며 탄탄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2라운드까지만 해도 11승1패로 독주하는 듯 했던 흥국생명은 팀 수비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김연경-옐레나 ‘쌍포’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루트가 상대들에게 읽히며 힘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GS칼텍스(승점 34, 12승6패), IBK기업은행(승덤 28, 10승8패), 정관장(승점 24, 7승11패)이 벌일 중위권 싸움도 후반기 관전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