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탄생 130주년 맞아 대규모 행사…크리스마스 대신 애국주의 강화하는 中

관영 언론, 마오 前 주석 업적 게재
항미원조 ‘장진호 전투’ 띄우기도

중국이 ‘크리스마스 지우기’에 열심이다. 비슷한 날짜에 일어난 6·25 때 장진호 전투, 마오쩌둥 전 주석 출생을 강조하며 크리스마스 자리를 애국주의로 채우려는 의도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26일 마오 전 주석 탄생(1893년 12월26일) 130주년을 맞아 그의 일생 등에 대한 기사를 주요하게 다뤘다. 인민일보는 “위인(偉人) 마오쩌둥의 탄생 130주년을 기념한다”며 “천안문의 엄숙한 (1949년 신중국) 선포가 여전히 우리 귀에 울려 퍼지고, 국가 부흥의 새로운 여정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오늘날의 중국은 당신(마오 전 주석)이 소망했던 대로”라고 보도했다.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주변에서 방문객들이 오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베이징의 마오쩌둥기념당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일반인 참배를 받지 않고 있어 시진핑 주석 등 고위급 지도자 참배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20주년인 2013년 최고지도부와 함께 기념당을 방문했고, 신중국 창건 70주년을 하루 앞둔 2019년 9월30일에도 참배한 바 있다.

반대로 중국 당국은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는 묘하게 불편한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에서 크리스마스는 평일이지만 기독교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만큼 당국이 직접 나서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윈난성의 한 부동산 관리 회사가 쇼핑몰 임차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와 선물을 판매하지 말고 장식물도 걸지 말 것을 촉구하는 공지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중국우정그룹이 마오쩌둥 탄생 130주년을 맞아 발행한 기념 우표. 중국 국가우정국 홈페이지 캡처

관영 매체들은 크리스마스이브를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왔다는 6·25전쟁의 중국식 용어)의 상징인 ‘장진호 전투’로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TV는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12월24일은 ‘핑안예’(평안한 밤·크리스마스이브의 중국식 표현)가 아닌 장진호 전투 승리의 날”이라고 적었다. 베이징TV는 6·25전쟁을 중국 시각에서 편파적으로 다룬 영화 ‘장진호’의 한 장면을 방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