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인구는 올해 10월 말 현재 2만6508명에 불과하고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이 1만333명(39.0%)이나 된다. 일찍이 주민 3명 중 1명이 노인으로 초고령화 지역이었다. 이곳 청장년들은 일자리 등을 찾아 외지로 떠나 저녁만 되면 인기척조차 없을 정도로 활력을 잃었다.
하지만 인근 전주에 자리한 육군 제35사단이 2013년 말 임실 대곡리 일대로 이전한 이후 10년 새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군인과 면회객들로 읍내 음식점 등은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프랜차이즈 상가와 아파트, 도시형 생활주택이 속속 들어서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27일 35사단과 임실군에 따르면 월 2, 3차례 이뤄지는 신병 입·퇴소식을 마치면 신병들과 이들을 면회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은 부모, 친지들이 임실 읍내 식당 등 상가를 찾아 붐빈다. 연간 방문객은 훈련병 6500여명과 가족, 친지, 면회객 등 6만5000여명 등 총 7만여명 이상이다.
행사 종료 후 임실 지역 식당은 물론 주변 지역 관광까지 하고 있어 경제적 가치로 치면 연간 50억원을 웃돈다. 이로 인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농·특산물의 홍보와 관광 증대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단 간부와 가족 전입으로 임실군 인구 증가에 기여하고 주민세, 기타 지방세, 교부금 등 지방 재정수입 증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35사단 이전 후 임실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사단 병력이 새로 둥지를 틀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지방재정 수입이 15억원가량 추가로 발생했다. 또 유동 인구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주택 가격 상승과 관내 부동산 경기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사단은 매년 직접 추진하는 시설 공사와 부대 운영유지비 등 사업 집행 예산으로 580억원을 지출해 직접적인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 부대는 그동안 타지에서 공급받은 여러 주·부식 재료 중 상당수를 임실지역에서 생산한 청정농산물로 대체하면서 지역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함께 장병들에게 신선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임실군도 상생을 위해 장병 지원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역 내 주둔한 35사단 장병들을 위해 수송 버스를 제공하고 외출 시 매월 ‘임실사랑상품권’ 6000원과 이발비 6000원을 지원한다. 군은 버스터미널 인근에 볼링장과 군 장병 휴게공간을 갖춘 복합센터를 건립했으며, 35사단에 근무하는 군무원들을 위해 아파트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35사단 오혁재 사단장은 “지역 방위를 위해 민관군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빈틈없는 통합 방위 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