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용 됐다, 또 다른 일기 써나가야지”…이선균 생전 마지막 인터뷰

뉴스매거진 시카고 유튜브 채널 캡처

 

배우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운데,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가 드러낸 연기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27일 뉴스매거진 시카고는 이선균이 지난 10월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17회 미국 아시안팝업시네마 영화제에서 최우수성취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해 진행한 인터뷰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려 재조명했다.

 

영상에서 김호정 아나운서는 “배우의 길을 걸어간 지 20여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지금, 본인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선균은 “너무 잘됐죠”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꿈도 꾸지 못 할 일을 경험한 거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할리우드 셀럽들한테 박수받았다. 아카데미 갈 때 꿈꾸는 거 같았다. 꿈에서 좋은 패키지여행을 다닌 느낌이었다. (연기) 시작했을 때 비하면 정말 용 됐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그만큼 실력을 쌓아 오셨기 때문에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선균은 “이번에 상 받은 것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한 거에 대해 상을 주신 거 같아 굉장히 뜻깊고 의미 있다”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인터뷰 당시 이선균은 미국 아시안팝업시네마에 초청돼 최우수 성취상을 받았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펼치고 싶느냐’는 질문에 이선균은 “앞으로도 또 다른 일기를 써나가야죠. 어떤 거를 하고 싶다고 굳이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고 한 작품, 한 작품, 캐릭터 하나가 또 하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헛되이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면서 연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뉴스매거진 시카고 유튜브 채널 캡처

 

김 아나운서가 “영화(연기)를 하면서 내 안에 내재돼 있던 감각을 발견할 때도 있냐”고 묻자 이선균은 “자신이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는다”는 대답을 내놨다. 그는 “배우들의 장점이자 단점이 텍스트 속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면서 자신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간접경험을 통해 감정을 고민하고, ‘나라면 어떡할까’ 가정하기도 하는 과정들이 소중하고 재미있다”고 답했다.

 

끝으로 ‘지금 이 순간 이선균 배우에게 연기란?’이라는 물음에 이선균은 “연기란 제게 계속 주어지는 숙제라고 생각해왔다. 제가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예습이나 복습은 잘 안 하지만 저한테 주어진 숙제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면 숙제만 잘해도 굉장히 풍성해지고 커지지 않나. (연기가) 그렇게 만들어 준 거 같다. 제 삶의 동력을 주는 게 연기였는데, 지금 시점으로 보면 연기는 ‘일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상 받은 게 어느 일기장에 겹겹이 쌓인 것을 보고 지금까지 한 게 나쁘지 않다, 좀 열심히 해서 주는 상이라면 또 다른 일기를 잘 써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선균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주차장에 있는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다. 상주는 아내인 배우 전혜진(47)과 고인의 형, 누나들이다. 발인은 29일 0시 예정이며, 장지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