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 청년층에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부동산 제도가 개편된다. 공사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분양가격이 상승세이긴 하지만,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 상향과 부부 중복 당첨 허용 등 청약 관련 제도도 개선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달 29일부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생아 특례구입 대출제도가 시행된다. 2년 내 아이를 출산·입양한 무주택 세대주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최저 연 1%대의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부부 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내년에는 2023년생 신생아가 있는 가구만 지원 대상이다. 금리는 소득에 따라 연 1.6%부터 3.3%까지 5년간 적용된 뒤 기존 특례 금리로 복원된다.
집을 사는 게 아니라 전세 계약을 할 때도 출산·입양가구를 위한 특례 대출이 신설됐다. 보증금 5억원(수도권 외 지방은 4억원), 전용면적 85㎡(읍·면 100㎡) 이하 주택의 임대차계약을 할 때 연 1.1∼3.0%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청약 제도에서도 출산 가구에 유리한 제도가 신설됐다. 내년 3월부터 뉴:홈(공공분양)에서는 출산 가구만 대상으로 특별공급 유형을 새로 만든다. 매년 3만가구 수준을 공급하는데 일정 소득·자산 기준을 충족하고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 출산이 증명되는 경우에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민간 분양에서도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에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물량의 20%를 배정하기로 했다.
부부 중복 당첨도 허용한다. 같은 날 부부 2명이 각각 청약에 당첨된 경우 기존에는 둘 다 무효가 됐지만, 내년 3월쯤부터는 먼저 당첨된 신청은 유효 처리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내년에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청약통장과 주택담보대출을 연계한 상품도 출시된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만 19∼34세 청년은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에 가입해 최대 연 4.5%의 이자율로 월 최대 100만원씩 저축하며 목돈을 모을 수 있다. 이 통장으로 청약에 당첨되면 분양가의 80%까지 최저 연 2.2%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