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쓰고 도포 입고 ··· 풍속화 속 예수를 만나다

운보 김기창 특별전 ‘더 라이프 오브 지저스’
2024년 2월 25일까지 서울미술관에서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화의 거장 운보 김기창의 대표작 ‘예수의 생애’(1952-53)는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한국풍으로 재해석해 30점의 화폭에 담은 성화다.

 

‘최후의 만찬’

조선시대 의복을 착용한 인물들과 우리 전통 가옥이 유연한 세필로 묘사되어 전통풍속화를 연상시킨다. 아울러 김기창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필치로 구현된 인물들의 표정과 동세에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서울미술관은 내년 2월25일까지 운보 김기창 특별전 ‘더 라이프 오브 지저스(The Life of Jesus)’를 개최한다. ‘예수의 생애’는 서구인의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 어느 나라의 성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기법으로 그려졌다. 한국에 토착화된 성화로서도 가치가 높지만, 빠른 운필과 뛰어난 구성력 등 운보의 드높은 회화적 성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미술사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아기 예수의 탄생’

이번 전시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1일 3회(11시,13시,15시)에 한해 온라인 예약자 30명을 대상으로 전시장을 개방한다. 관람객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30점의 작품 한 점 한 점을 들여다볼 수 있다. 

 

‘더 라이프 오브 지저스’를 관람하면 현재 서울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요시다 유니’전과 서울미술관 소장품전 ‘순수의 전조’, 그리고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예수의 생애’는 2017년 독일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 ‘루터 이펙트(The Luther Effect)’에 초청받기도 했다. 독일 전시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함께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