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號 첫 인선 ‘초선 사무총장’… “명분·원칙 지키겠다”

국민의힘 비대위 공식 출범

‘총선 실무 담당’ 사무총장에 장동혁
여의도硏 원장에 홍영림 파격 발탁
韓 “농구 경기선 두 발 다 떼면 반칙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 지탱하겠다”

金의장 예방… “대화·타협 더 배울 것”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첫 인선으로 내년 총선 실무를 담당할 사무총장에 초선 장동혁 의원을 임명했다. 비(非)정치인 중심의 ‘789’(70·80·90년대생) 비대위원 지명에 이어 ‘초선 사무총장’으로 파격적인 당내 변화가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장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홍영림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전문기자를 여의도연구원장에 각각 임명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장 의원은 행정과 입법, 사법을 모두 경험했고 특히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공무원도 지낸 바 있다”며 “오랜 시간 법관으로 지내면서 법과 원칙에 대한 기준을 지켜 온 분이다. 우리 당의 원칙과 기준을 지키며 승리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실 분이라고 생각해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총선을 100일 남짓 앞둔 상황에서 공천 실무 작업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초선 의원을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또 한 위원장은 “우리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국민에게 확실하게 우리를 믿을 수 있는 진정한 실력 있는 보수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여의도연구원이 전문 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여연원장을 국회의원이 해 온 관행을 벗어나 여론조사 분석 전문가인 홍 전 기자를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당 운영 원칙을 농구의 ‘피벗 플레이’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동원하겠지만 그럼에도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 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벗 플레이는 한 발을 지탱하고 다른 발을 움직여야지, 두 발 다 움직이면 반칙”이라며 “두 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하면 민주당과 다를 게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이 전날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을 강행 처리한 것을 두고는 “우리는 소수당이고 우리의 상대는 똘똘 뭉쳐 있다. 똘똘 뭉쳐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것에도 부끄러움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돼 있고, 우리끼리 내부 권력에 암투할 시간과 에너지는 없다”며 “그럴 시간과 에너지로 동료 시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어 설명하고 상대 당의 왜곡·선동에 맞서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29일 국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위원장, 김형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박은식, 윤도현, 민경우, 한지아, 구자룡, 김경율, 장서정, 김예지 비대위원,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대표. 서상배 선임기자

‘노인 비하’ 논란이 일었던 민경우 비대위원 역시 이날 임명장을 받았다. 민 위원은 “과거 신중치 못했던 표현을 했던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앞서 민 위원은 지난 10월 한 토론회에서 “지금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거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날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위원 임명안’을 의결했다. 상임전국위원 66명을 대상으로 ARS 투표를 진행한 결과 59명이 참여해 96.61%(57명)이 찬성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김 의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본령을 해 나가려면 상대방 말을 경청하고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저는 이제 여당을 이끄는 사람이지만 그리고 항상 이런 상황에서 충돌이 없을 수 없는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말씀하신 정신을 잘 생각하면서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 김 의장은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내년 1월9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고 조경호 의장 비서실장이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만났다. 또 윤 원내대표 등과 함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을 찾아 지난 27일 선종한 천주교 원로 고 정의채(세례명 바오로) 몬시뇰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