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배 갈라치기’라는 표현을 써 가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새해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한 기회에 4명의 전직 대통령 묘역 중 오로지 김대중 전 대통령(1998년 2월∼2003년 2월 재임) 묘역만 참배했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이 대표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공간인 국립현충원을 어느 정당의 전유물로, 대한민국 대통령을 정당만의, 진영만의 대통령으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원래 국방부가 관리했던 국립서울현충원은 박 전 장관 재임 시절 보훈부로 관리 주체가 바뀌었다.
박 전 장관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전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가 나란히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점을 거론하며 “다소 씁쓸함을 남겼다”고 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현충원에 잠들어 계신 네 분의 대통령(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을 모두 참배한 가운데 들른 것이었지만 이 대표는 단지 김대중 대통령만 참배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오직 민주당의 대통령, 진보 진영의 대통령만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이던 2022년 2월 서울현충원을 방문했을 때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했다. 그러면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국민의 입장에서”라는 말을 남겼다.
박 전 장관은 바로 이 점을 거론하며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 무엇이냐”며 “대통령 후보 때는 국가와 국민이 무섭다가 국회의원, 제1야당 대표가 되고나니 당과 당원만 무섭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참배 갈라치기’로 현충원을 국민분열의 장으로 악용한 듯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소속 정당도 다르고 보수와 진보로 진영이 갈릴 수는 있다”면서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어느 정당과 한 진영만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역사와 미래에 기록되었으며 기록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초대 보훈부 장관으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국립현충원은 역사를 통한 국민통합과 미래화합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