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인 1일 최대 진도 7의 강진을 맞은 일본에서는 향후 1주일 안에 같은 강도의 지진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경계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지진 직후 발령된 쓰나미 경보는 모두 해제되었으나 또 다른 지진에 의해 쓰나미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피해를 입은 각 지역에서 구조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자 규모 등 피해상황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와지마시 사망 9명 확인…피해 상황 속속 집계
이시카와현 와지마시는 2일 오전 9시 기준 이번 지진으로 인해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적어도 7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일 오전 5시 기준 이시카와 현내에서 6명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이시카와 경찰의 발표도 있었다. NHK방송은 “쓰러진 건물 안에 피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다는 신고도 있다”고 전했다.
각지의 피해상황은 속속 집계되고 있다.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의 공립병원에는 1일 오후 8시 기준 33명의 부상자가 호송됐다. 해당 병원은 지진으로 인한 단수로 수술을 할 수 없어 이시카와현에 급수차 지원을 요청했다. 와지마시에는 ‘집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50건 이상 접수됐고, 이 중에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무너진 집에 갇힌 주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지마시 중심부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로 점포, 주택 등 50동 이상이 불에 탔다. 도야마현에서는 2일 오전 4시 현재 중상자 3명 포함, 부상자 18명이 확인됐다. NHK는 자체 확인 결과 니가타현에서 2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단수, 정전에다 피해지역으로 연결되는 항공, 철도 등 교통 단절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일주일 내 진도7 지진 또 올 수 있어”
1일 지진에 못지않은 강진이 가까운 시일 안에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본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사타케 겐지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1주일 정도는 최대진도 7의 흔들림을 수반하는 지진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건물에 이상이 있으면 피난 상태를 유지하고, 해안 근처에서는 흔들림을 감지하면 관련 정보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고지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타게 교수는 “(진원이 된) 노토반도는 최근 수년 간 지진활동이 계속되다 이번에 규모가 커졌다. 갑자기 활동이 진정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쓰나미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후속파가 계속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며 “일본해(동해의 일본식 명칭) 연안에서 해저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가 닿을 때까지의 시간이 짧다. 안전을 확보하고 경계를 계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원 노토반도 3년간 지진 500회 이상
진원이 된 노토반도 인근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고 지난 3년간 진도 1 이상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지난해 5월에는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군발지진(群發地震)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공업대 교수는 아사히에 “일반적인 군발지진에서는 규모 6을 넘는 지진이 드물다”며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니시무라 다쿠야 교토대 방재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노토반도에서 일어난 지진과 메커니즘은 같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일본해 쪽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최대급에 가깝다”고 밝혔다.
우메다 야스히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 “노토 반도에서는 지하 깊은 곳에서 300도가 넘는 고온의 유체가 상승하면서 일련의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며 “내륙부에서 단층의 뒤틀림이 축적돼 (지반이) 약한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