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 들어 북한의 ‘남한 평정’ 공언 등 적대적 위협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민방위대피소를 찾아 비상사태 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유사시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현장 행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서울지하철 7호선 건대입구역 민방위대피소를 차례로 방문해 시설물과 비상용품 등 관리 상황을 살폈다. 이번 점검은 북한의 무력 도발 등 비상 상황 발생시 대피소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고자 마련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오 시장의 현장 점검에는 김경호 광진구청장과 국민의힘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 김명오 서울시 비상기획관 등이 동행했다.
광진구 아파트 지하주차장 대피소에서 김 구청장으로부터 현황 설명을 들은 오 시장은 야광 표지판과 병물 아리수 등의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서울시 내 민방위대피소는 총 3000여곳으로, 응급처치함과 손전등을 비롯한 10여개의 비상용품과 병물 아리수가 비치돼 있다.
오 시장은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장·단거리 미사일 도발 등으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면서 유사시 시민들이 비상용품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상용품과 병물 아리수 등을 규정대로 잘 관리해줄 것을 김 구청장 등에 당부했다.
이어 건대입구역으로 이동한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 비상계획처장으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받고, 라디오·조명등·구급함 등으로 구성된 대피소 비상용품함 내용물을 꼼꼼히 살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북한에서 전해오는 메시지가 심상치 않다 보니 시민 여러분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준비를 차근차근히 해 올해 상반기 중에 마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유사시 아파트 지하공간이나 지하철로 대피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물품 비치가 다음 달 말까지 마무리될 것”이라며 “추후 부족한 수량도 파악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장 점검에 앞서 오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우리 국민 대부분이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평화로 오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리가 내리는 것을 보면 얼음이 얼 것을 대비한다는 이상지계(履霜之戒)의 자세로 위험에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북한 김정은은 며칠 전 남북을 ‘전쟁 중인 두 교전국’으로 규정했고 ‘언제든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무력 도발 긴장 수위를 그 어느 때보다 높였다”며 “서울시는 지난 가을부터 대피소에 비상용품과 식수를 비치하고 있다. (이는) 비상시 시민 여러분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줄 물품”이라고 부연했다.
서울시내 대피소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나 티맵·카카오맵·네이버지도에서 검색할 수 있고, 카카오톡 서울시 채널이나 국민재난안전포털, 안전디딤돌 앱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오 시장은 안내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교훈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인한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자 25개 자치구에 특별교부금을 지원해 비상용품과 병물 아리수를 비치해 화재나 재난 발생시 시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