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필리핀 새해 남중국해 공동순찰에…中, 맞불 순찰

남중국해에서 주변국들간 영유권 갈등이 심화하고 하는 가운데 미국·필리핀, 중국이 각각 새해부터 남중국해에서 순찰에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필리핀은 전날 항공모함과 구축함, 순양함 등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함정 4척과 필리핀 군함 4척을 동원해 이틀간 공동 순찰을 시작했다.

남중국해 정례 순찰에 나선 중국군 함정. 글로벌타임즈 제공

양국은 지난해 11월 21∼23일 대만 부근 해협과 남중국해상의 필리핀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사흘간 순찰을 진행한 바 있다.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70년 넘게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양국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지난해 2월 필리핀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공동 순찰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해상 공동 순찰은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시절에 중단됐다가 후임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2022년 6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재개됐다.

 

중국도 같은 날 남중국해에 해군과 공군 병력을 보내 순찰에 나섰다.

3일 남중국해를 순찰하고 있는 미군과 필리핀군 함정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제공

중국군 남부전구는 3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3∼4일 해군·공군 병력을 조직해 남중국해 해역에서 정례 순찰을 한다”며 “남중국해를 어지럽게 하고 분쟁 지역을 만드는 어떠한 군사 활동도 모두 통제 중”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순찰은 미국과 필리핀의 도발적 행동을 겨냥하고 자국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남중국해 해양법률정책연구센터 딩둬(丁鐸) 부소장은 “이번 작전은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이라며 “문제를 일으키는 세력은 중국의 레드라인과 능력을 명확하게 이해할 것이고, 이는 오판과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등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