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착취 ‘엡스타인 리스트’ 공개

美 억만장자 재판 관련 문건에
클린턴 등 유명인사 이름 등장

3일(현지시간) 공개된 제프리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에 유명 인사 이름이 줄줄이 등장했다. 그는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구치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미국의 억만장자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엡스타인의 범행을 도운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피해자들이 2015년 제기한 소송과 관련된 문건 40개를 공개했다. 

제프리 앱스타인. AP연합뉴스

엡스타인은 2019년 목숨을 끊기 전까지 본인 소유의 버진아일랜드 섬에 미성년자들을 데려와 유력 인사들에게 성상납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맥스웰은 이를 도운 혐의로 2021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총 943쪽에 달하는 문건에는 엡스타인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어린 여성을 좋아한다”며 그와 수차례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는 증언, 피해 여성이 영국 앤드루 왕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과학자 마빈 민스키, 미국 헤지펀드 투자자 글렌 더빈, 프랑스 모델 기획사 전 사장인 장뤼크 브뤼넬과의 성적인 접촉을 강요당했다는 주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에 동참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거나 사건 이후 생을 달리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앤드루 왕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는 증언도 공개됐다.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2022년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받으면서 공직을 박탈당했다. 

 

외신들은 공개된 문건에서 실명이 적시된 인사들은 대부분 이미 엡스타인과의 관련성이 드러났던 이들이라고 전했다. 앞서 투자은행 바클레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스 스테일리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 리언 블랙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빅토리아 시크릿 창업자 레슬리 웩스너 등도 엡스타인과의 친분이 알려지면서 명성에 흠집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