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경험한 청소년, 마약 사용 가능성 높다

술과 담배를 경험한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마약 사용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국립부경대학교는 사회복지학전공 오영삼·허원빈 교수팀이 ‘관문 이론’을 기반으로 청소년들의 술·담배 및 마약류 사용 간 관계를 조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허원빈 교수(왼쪽), 오영삼 교수.

관문 이론은 안전하거나 법으로 허용하는 약물 사용이 중독성이 더 강한 약물 사용을 초래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주로 이용하는 이론이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에서 2021년 전국 800개 중·고등학교 학생 5만48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17차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약류 사용 경험집단은 비 경험집단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흡연과 음주 경험이 많았다. 평생 전자담배 흡연 경험은 2배, 궐연 흡연 경험은 약 1.54배, 음주 경험은 약 1.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생 한 번이라도 전자담배를 흡연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전혀 경험이 없는 청소년보다 마약류 물질을 사용할 가능성이 2.4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궐련 담배를 피우는 기간이 빠를수록 마약류 물질을 이용할 가능성은 1년 마다 1.53배 증가했고, 음주 기간도 1년 빠를수록 마약류 물질 이용 가능성이 1.58배 증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흡연과 음주 등 부드러운 약물 사용이 마약류 같은 강한 약물 사용으로 이어진다는 관문 이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 경과를 담은 논문 ‘청소년의 음주, 흡연, 마약 사용 간 관계: 관문 이론을 활용하여’는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사회과학연구’ 최근호(제31집 2호)에 실렸다.

 

오영삼 교수는 “청소년 마약류 사용 문제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면 처벌보다는 예방과 대응체계 구축이 더 중요하다”면서 “청소년 마약류 사용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실효성 있는 전략 및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하며, 정부를 비롯한 학교, 경찰, 사회복지기관 등 개인과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