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최근 불거진 납품업체 수수료 논란과 관련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수수료가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반박한 가운데, 입점 업체들 역시 “오히려 빠른 성장에 도움이 됐다”며 쿠팡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실제 중소업체나 전통시장 상인 중 온라인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과 함께 타 플랫폼 대비 많은 노출 기회로 인한 성장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쿠팡 등에 따르면 매출 30억 이하 소상공인은 지난해 상반기 21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5만7000명과 비교해 33%(5만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2년 기준 이들의 거래금액은 9조18000억원으로, 2019년(4조108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소상공인들은 상당수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판매자들로, 고속 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켓플레이스에 초창기 입점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2018년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엘렌주얼리’는 2020년 매출 38억원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원 고지를 뛰어넘었다. 이 중 쿠팡의 매출 비중이 30~40%에 달한다고 한다. 조용일 엘렌주얼리 대표는 “마켓플레이스의 수수료율은 10.5%로 낮고,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배송)도 추가 물류 보관비를 포함해도 박스당 몇 천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회사 영업이익률이 30~40%에 이른다”고 전했다.
서울 마포농수산물 시장에서 ‘웅이네건어물’이라는 브랜드를 운영 중인 ‘호남건어물’은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월 매출 6000만원을 내고 있다. 작은 지역상권 중심의 장사를 하다 쿠팡 마켓플레이스로 판로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문영 대표는 “입점 1년 만에 쿠팡 매출 비중이 50%에 달하게 됐고, 억대 매출을 내기도 했다”며 “리뷰도 쌓이고 판매자 점수도 올라서 소비자 주목도가 높아져 매출도 잘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의 판매 수수료는 10.6%로, 편리한 판매자 관리 사이트와 광고 시스템이 주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서울을 비롯해 대구, 광주 등 전통시장 상점 35곳을 마켓플레이스에 입점시켰고, 올해 입점 수를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판매 수수료는 4~10.8% 사이로, 11번가(20%), 신세계 지마켓·옥션(15%)는 물론 무신사(28%) 등 여러 오픈마켓보다 저렴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장점은 경쟁이 치열한 다른 쇼핑몰과 비교해 노출도와 판매율이 높고, 다양한 키워드(해시태그)를 사용하는 마케팅 툴 사용이 편해 판매자가 자신의 상품을 다양하게 설정해 보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주요 포털 사이트 등 일부 오픈마켓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경우도 있지만, 실제 판매자 상품의 노출과 판매가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쿠팡은 신규 판매자들이 접근해 상품의 노출도를 빠르게 끌어올려 판매율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 편으로 최근 ‘수수료율 45%’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근 일각에서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한 업체에 대해 수수료율을 35%에서 45%로 10%포인트 올려 확정했다”는 내용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쿠팡은 지난 3일 자사 뉴스룸에서 “쿠팡이 수수료를 45% 떼어간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쿠팡의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최대 10.9%에 불과한데, 그간 재벌유통사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쿠팡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폄훼해왔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수수료율이 신세계 지마켓·옥션보다 낮은 데다 전체 유통시장(600조원대) 시장점유율도 4%대로 신세계·이마트(5%)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수수료율로 중소기업을 어렵게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판로개척 확대 등 다양한 혜택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6월부터는 화물 운송 플랫폼 ‘티맵화물’과 제휴를 맺고,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상대로 티맵 B2B(기업 간 거래) 화물 운송 운임을 5%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대상의 설명회 개최, 해외 직구 판매자의 번역서비스 할인 프로모션 등도 진행했다. 지난 하반기엔 경상남도청과 손을 잡고 우수 농특산물을 파는 농가 등을 상대로 온라인 마케팅을 지원하고 최대 40% 할인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 쿠팡은 마켓플레이스 수수료가 45%에 달한다고 보도한 한 매체에 대해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