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2024경제정책방향’을 내놨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하는 대신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0.3%포인트 높인 2.6%로 조정했다.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3%보다는 낮지만, 국제통화기금(IMF)·아시아개발은행(ADB)과는 똑같다. OECD의 올해 세계 경제와 주요 20개국(G20) 전망치인 2.7%, 2.8%보다는 여전히 0.4∼0.5%포인트 낮다. 대외여건 악화와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복합위기 상황을 감안한 수치라지만 저성장 고착화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이 내수·수출 회복을 위한 감세에 초점이 맞춰진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에 대해 20% 소득공제를 적용한다.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투자 증가분의 세액공제율도 10%포인트 상향한다. 지난해 한시로 도입한 기업의 시설투자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올해 말까지 연장된다. 소상공인 ‘응원 3대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소상공인 126만명의 전기 요금을 20만원씩 감면하고, 금융권 상생 금융·재정 지원을 통해 2조원 이상의 이자 부담 경감 프로그램도 가동하기로 했다. ‘내수 진작’이라는 목표가 고갈 위기에 직면한 재정의 역할마저 위협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