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22년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지정…中·러·사우디도

미국 국무부가 4일(현지시간)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22년 연속 지정했다.

 

국무부는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북한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미얀마, 쿠바, 에리트레아, 이란, 니카라과,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까지 12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한다고 밝혔다. 12개국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은 2022년과 동일하고, 북한은 22년째 특별우려국에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심각한 종교자유 침해에 관여하거나 이를 용인한 특별감시국에 알제리, 아제르바이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모로, 베트남을 지정했다. 알-샤바브와 보코하람, 후티,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등은 특별우려단체로 지목했다.

 

미국은 1998년 국제종교자유법 제정 이후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하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나라는 특별우려국과 특별감시국 등으로 지정하고 있다. 특별우려국 지명은 통상 연말에 발표되는데 이번에는 해를 넘겨 이날 발표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5월 공개한 ‘2022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7월 ‘북한에서는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계속 부인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대안적 신념 체계를 용인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거의 완전히 부인하고 있으며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2014년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에도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은 종교 활동을 이유로 개인을 처형하고 고문하고 신체적으로 학대하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뉴시스

블링컨 장관은 성명에서 “(특별우려국 등에) 지정되지 않은 나라에서도 심각한 종교의 자유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며 “각국 정부는 종교적 소수 집단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도전은 구조적이고 견고하다”면서 “그러나 박해와 증오를 현 상태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려 깊고 지속적인 헌신을 통해 우리는 어느 날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