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모의고사를 승리로 장식하며 6연승을 내달렸다. 하지만 승리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김민재(28·뮌헨)가 없을 때 수비는 흔들렸고,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은 경기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시아에서 보기 힘든 ‘초호화 멤버’로 이뤄진 대표팀이지만 평가전을 통해 대회 우승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를 받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시작으로 튀니지와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에 이어 6연승을 달리게 됐다. 특히 고무적인 건 연승기간 19골을 몰아치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실점 경기행진은 지난해 9월 0-0으로 비겼던 웨일스전을 포함해 7경기째다. 이는 율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세운 10경기 등에 이어 역사상 3번째로 많은 경기다. 특히 대표팀은 이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낮은 팀을 상대로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는 전략에 대한 대비는 완벽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다.
또 이날 아시안컵에서 늘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중동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한국은 2007년 대회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 끝에 져 4강에서 탈락했고, 지난 대회 8강에서 카타르를 만나 0-1로 패배하는 등 아시안컵에서 중동팀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퇴장은 아시안컵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결장 등 피해는 없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대상이다. 이날처럼 상대의 거친 수비는 물론 신경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강인 퇴장 이후 10명으로 싸운 대표팀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며 승리를 따냈지만 자칫 마지막 모의고사를 망칠 뻔했다.
이제 대표팀은 10일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대표팀은 15일 바레인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가장 주의할 팀은 요르단이 꼽힌다. 요르단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개최국인 카타르를 2-1로 물리치며 돌풍을 예고했다. 요르단은 한국전을 대비해 9일 일본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