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이후 기온 하강…골다공증 환자 ‘빙판길 주의보’

지난 주말 새 전국에 곳곳에 눈이 내린 이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출근길 빙판길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노령층과 중년 여성 등 뼈가 약한 경우 빙판길 낙상이 단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골절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사진=gettyimagesbank 제공

◆60대 이상 어르신 ‘낙상’ 주의

 

빙판길 낙상의 경우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 골절 등으로 이어진다. 넘어질 때 엉덩방아를 찧거나 손을 짚으며 골절이 발생하는 것이다. 

 

‘엉덩방아’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뒤로 넘어졌을 때 엉덩이에 가해지는 충격은 몸무게의 4배 정도로, 이는 척추에 고스란히 충격이 전해진다. 

 

손목 골절은 50~60대에 흔하고, 척추 골절은 60~70대에 흔하게 발생한다. 80대 이후엔 허벅지 뼈인 대퇴골과 골반이 연결되는 고관절 골절도 흔히 발생한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교수는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사소한 실수로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겨울철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례도 많지만 집안에서도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힘없이 주저앉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연구들을 보면 고관절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은 19~33%에 달한다. 

 

손목 골절이나 척추 압박 골절은 골절 양상에 따라 석고 고정이나 침상안정 등 비수술적 요법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시 지팡이를 짚고, 굽이 낮고 폭이 넓고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고, 손을 주머니에서 넣는 대신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 

 

김진우 교수는 “강추위에는 옷을 두껍게 입다 보니 행동이 둔하고, 눈이 덮여 원래의 지형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발을 헛디디거나 빙판에 미끄러져 골절의 위험성이 높다”며 “일단 낙상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절… 중장년 여성 비율 높아

 

노령층 못지않게 중년 여성도 겨울철 낙상을 주의해야 한다. 뼛속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약 119만 명 환자 중 94.4%가 여성이었고, 이 중 60대가 전체의 37.5%, 70대가 28.7%를 차지했다. 여성은 50세 전후 폐경을 겪으며 골량이 급속도로 줄어든다.

 

건강한 척추뼈는 외부 충격에 쉽게 부러지지 않지만 골다공증이나 노화 등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취약해진다. 특히 골다공성 척추 골절은 겨울철 중장년 여성들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상태가 아니라 외부 충격에 뼈가 주저앉으면서 깨지거나 으스러지는 형태로 생긴다. 

 

골다공성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 부위인 등과 허리의 통증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또 누웠다가 일어날 때,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가슴, 아랫배 등 전신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골절이 악화되면서 몸이 앞으로 점점 굽어질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골다공성 골절을 피하려면 골다공증 예방이 우선이다.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어 꾸준한 치료와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여성의 경우 완경 시기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골밀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골절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 등 골다공증 위험인자가 있다면 이보다 더 빨리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데 평소 우유, 치즈, 멸치 등 칼슘 함량이 많은 식품과 고등어, 버섯 등 비타민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또 비타민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자주 쬐는 것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는 삼가고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 손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김태호 원장은 “골밀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조깅, 계단 오르기 등 체중 부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라며 “다만 운동을 할 때 정확한 자세와 기구 사용법 등을 준수해 뼈에 과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