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부상·부상… 안양 정관장의 혹독한 겨울나기

프로농구 ‘디펜딩 챔피언’ 안양 정관장은 이번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오세근(서울 SK)과 문성곤(수원 KT) 등 우승 주역이 떠나며 관심 밖으로 밀려났지만 2라운드 초반 원주 DB에 이어 단독 2위에 등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 부상 릴레이 등 각종 악재에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한 정관장은 챔피언다운 모습을 잃고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정관장은 8일 기준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전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전도 71-83으로 완패하며 지난 시즌 라이벌 구도가 무색한 결과가 나왔다. 2연패를 당한 정관장은 7위(11승 20패)로 추락한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악몽의 시작은 전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팰맨의 부진과 선수들의 부상 병동이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인 스팰맨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 11월에야 복귀했지만 체중 관리 실패로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동료들과의 호흡 문제와 더불어 태업 논란까지 불거져 정관장은 결국 스팰맨과 결별했다. 이후 전력 공백이 생긴 정관장은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대릴 먼로가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아시아 쿼터 선수인 렌즈 아반도마저 지난달 28일 고양 소노의 치나누 오누아쿠의 비신사적 플레이로 허리뼈 골절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주축의 부상 속에 성적이 수직 하락한 정관장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 가드 박지훈이 감기몸살 증상으로 SK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고, SK전에선 분투하던 포워드 정효근이 3쿼터에 발목이 꺾여 코트를 떠났다. 결국 경기는 패배했고 정효근의 부상 정도도 얼마나 심각한지 지켜봐야 한다.

시즌 전 선수들의 이적에도 조직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 온 김상식 감독도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다. 김 감독은 “선수, 코치, 감독 생활 통틀어 올해 같은 일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처음인 것 같다”며 “이적으로, 군 입대로 주전들이 다 나갔지만 식스맨 선수들로 해보려고 하니 부상 탓에 3명씩 이탈한다. 지난해 통합 우승 후에 좀 쉬라는 신의 계시인가 헷갈릴 정도”라고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