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SW로 혁신 이끌 것” [CES 2024]

수소 솔루션과 소프트웨어·AI 혁신 전략 발표
정의선 “수소, 후대 위해 준비해 놓는 것”

현대차가 수소 소비량을 2035년까지 약 300만t까지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수소 솔루션과 소프트웨어·인공지능(AI) 혁신을 발표했다. 미디어 컨퍼런스에서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Ease every way’ 주제로 한 미래 비전을 밝혔다. 현장에는 글로벌 미디어, 업계 관계자, 관람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왼쪽부터),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팻 윌슨 미국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 김창환 현대차·기아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장 전무(오른쪽부터)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민 기자

발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수소는 저희 대가 아니고 저희 후대를 위해서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며 그룹 차원에서 특별히 수소에 집중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안전을 위해 정보기술(IT)을 많이 접목시킨 것이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아우르는 솔루션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수소 소비량은 지난해 1.3만t을 기록했다. 이를 2035년까지 약 300만t으로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 전기차(FCEV) 분야에서도 시장 리더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넥쏘(NEXO)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한다.

 

수소 에너지는 청정하고 무한하며 세상 어느 곳에서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 및 활용이 가능하고 다른 에너지원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로 저장하고 수송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다. 현대차는 “인류적 가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수소 에너지 특성을 기반으로 수소 에너지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그리드(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는 그룹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요구에 맞춰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폐기물을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도 공개했다. 현재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수전해 방식이지만 수자원이 제한적이거나 재생에너지 공급이 용이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실현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활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두 가지다.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W2H)과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P2H)이다. W2H는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가축분뇨 등과 같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를 만든 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지역 내 수소 생산 거점을 만들 수 있어 수소 운반 및 저장 비용을 아낄 수 있다.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이고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대규모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프로젝트별 맞춤형 HTWO 그리드 솔루션을 확산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민간 합작 프로젝트에 해당 솔루션이 제공된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 거점이 있는 서부 자바주에 W2H 생산 모델 중심의 솔루션으로 지역단위 에너지 자립 문제해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활용한 소규모 수소 생산 허브 구축, 수소 에너지 기반의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 중인 인도네시아 사례가 아세안 지역, 더 나아가 전세계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기술로 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룹 중장기 전략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발표했다.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없이 연결되는 게 핵심이다. 사용자는 각자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할 수 있다.

 

SDx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전환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서 출발한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전환은 차량 개발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여 더 안전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과 플릿(운송, 물류, 유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차량 그룹)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뒤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강화한다.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공유하는 내용이다.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와 AI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사용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차량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구현할 계획이다.

 

송창현 현대차 SDV 본부장 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CES 2024 기간에 2006㎡ (약60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인간 중심’ 미래에 대한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 입구에서 폐플라스틱이  용융, 가스화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 깨끗한 수소 에너지로 바뀌는 P2H의 과정을 대형 디스플레이로 경험할 수 있다. 중앙 수소 전시물 섹션에서는 현대차, 현대로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사 차원의 주요 수소 실증 기술 및 HTWO Grid 솔루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