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카이저(황제)’로 불린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이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수비의 마지막이자, 공격의 시작점이었던 ‘창조적 리베로’ 베켄바워의 유산은 현대 축구에서 이어질 것이다.
베켄바워의 유족은 9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dpa통신에 “베켄바워 명예회장이 전날 평화롭게 운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의 사망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베켄바워는 1974년 월드컵서 서독의 주장으로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1990년 독일 감독으로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설적인 인물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역시 두 번이나 수상했다.
베켄바워는 소속 팀에서도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성공한 축구인이었다.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며 582경기에 출전했고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했다. 그는 독일 국민들로부터 황제(Der Kaiser)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축구인이었다.
바이에른의 명예 회장이자 전 팀 동료였던 울리 회네스는 “베켄바워는 바이에른 뮌헨이 역사상 품었던 가장 위대한 인물이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값진 선물이었다”며 애도했다.
베켄바워는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루,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과 함께 역대 월드컵 역사상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트로피를 거머쥔 3명 중 하나다. 지난 6일 자갈루가 별세한 데 이어 또 다른 전설 베켄바워까지 눈을 감았다.
베켄바워는 한국의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 롤모델로 꼽은 레전드이기도 하다. 김민재는 “베켄바워는 존경해온 인물이다. 영상으로 그의 플레이를 보며 롤모델로 삼았다. 닮고 싶은 레전드”라고 지난해 여름 뮌헨에 입단하며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